초등 3학년이 행복하지 않다
초등 3학년이 행복하지 않다
  • 승인 2017.05.03 20: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훈 국민정치경
제포럼 대표
초등학교 3학년, 겨우 10살 나이에 무엇이 아이들에게 만족과 기쁨을 빼앗았을까? 초등 3학년 아이들의 행복감 조사에서 우리나라 아이들은 16개 나라 중에서 14위의 행복감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 3학년이 뭘 알까 하는 생각이 앞서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과거의 초등 3학년과는 성장 속도가 다르니 이들의 의견도 무시할 수는 없다. 설문에 대답을 적을 수 있는 최저 연령의 아이들이자 아직 입시지옥의 스트레스를 알지 못하는 이들을 행복하지 않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0살 나이, 이들 역시 시험의 스트레스는 아니지만 공부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방과 후 수업과 학원을 전전해야 하기 때문에 하고싶은 대로 시간을 쓰지 못하는 것이 불만이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은 것이 힘들게 했다. 집에서는 이렇게 가족과 함께 놀고 싶은 마음이 크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관심을 받고 싶지만 실제 생활은 이러한 점이 많이 부족하다는 대답이다.

좋은 옷과 충분한 학용품등 주변 환경은 최고, 최상이지만 정작 아이들의 마음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행복감은 더 작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 나이엔 아무것도 모를 것이고 마냥 좋을 줄 알았지만 실제는 이렇게 다르다. 이제 초등학교 아이마저 입시의 그늘에 빠지게 하고 바쁜 사회의 일면으로 가정이 있지만 가정의 부재를 갖게 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그릴 만한 나이의 사람들은 어린시절 철없던 때의 행복감을 기억할 것이다. 단지 친구만 곁에 있어도, 엄마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더 이상이 필요 없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친구만 곁에 있을 수 없고 엄마가 곁에 있어줄 시간도 없다. 또한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아이들과 소통하고 아이의 성격과 가정사정을 모두 꿰고 있는 것이 아닌 출석부의 이름으로 알고 있으니 아이들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무언가 부족함을 가지게 된다.

소통이란 교감이 성사되어야 한다. 일방통행은 교감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함께 대화하고 함께 지내면서 둘이 아는 생각과 감정이 마주해야 소통이다. 아이들은 눈높이를 맞춰달라고 선생님께 호소하지만 직업이 교사인 선생님은 역할만 충실히 할 뿐이다. 집에서는 엄마나 아빠의 눈을 쳐다볼 만큼의 시간이 없다. 피곤한 아빠는 늦게 귀가해서 보기가 쉽지 않고 엄마 역시 퇴근과 동시에 식사준비에 집안일을 하시느라 마주할 시간이 없다. 무엇이 잘못인가?

총체적 잘못이다. 교육시스템은 인성과 교감이 아닌 지식 주입과 입시에 맞춰졌다. 이를 따라가려다 보니 혼자서는 힘들고 학교가 끝나도 학원을 전전하게 만든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면 아이도 지치고 따뜻한 대화의 시간조차 힘든 것이다.

원천적으로 돌아가서 왜 사냐는 질문을 해 본다. 왜? 행복하려고 산다. 내가, 내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 나는 오늘을 투자해서 내일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바꿔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입시에 편중된 교과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선뜻 바꾸지 못하고 있다. 높아진 교육열은 대학의 숫자는 작은데 고등학교를 졸업한 모든 아이들을 대학에 넣으려 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학업의 지속 외에 직업교육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문계 학생들에게는 다가오지 못하고 이들에게 선택권은 없다. 모두 입시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고 낙오된 학생들은 각자가 알아서 자기 살길을 찾아내라는 식이다.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사회라는 것을 전혀 모르다 갑자기 어떠한 울타리도 없이 사회에 던져진 아이들은 방황을 한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자신도 모르고 얻어듣거나 친구 따라 가거나 부모님의 권유로 다시 입시에 도전하고 취업을 하고 직업교육을 받게 된다. 만일 어릴 때부터 각자가 가진 성향과 능력에 최적화된 능력 개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었다면 아이들이 학업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훨씬 줄어들 수 있다. 또한 퇴근 시간이후 각자의 생활이 존중되는 사회 분위기라면 아이들과 눈을 마주하고 놀아 줄 수 있는 엄마, 아빠가 많아질 것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행복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이 정녕 무엇인지 다시 짚어 볼 때다. 변화하는 사회만큼 우리 시스템도 따라가 주어야 한다. 이미 구성원들은 모두 시스템을 뛰어 넘었는데 아직도 구태의 시스템으로 이들을 키워내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