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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감사와 축제의 계절에

기사전송 2017-05-11, 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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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봉조 수필가
봄은 감사와 축제의 계절이다.

특히 5월은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어버이날, 바다식목일, 입양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발명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 생물다양성의 날, 방재의 날에 바다의 날까지 달력에 표시된 날이 무려 15일이나 된다. 거기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까지 치뤘으니…….

모든 사람과 사회가 더불어 주인공이 되는 이 계절에,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의 자세에 대한 바람을 적어보고자 한다.

어린이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잔디밭에서 연신 뛰고 구르며 넘어져도 좋아서 까르르 웃는, 때 묻지 않은 밝은 얼굴. 저 해맑은 눈동자는 주의와 긴장을 배우며 조금씩 그늘이 지고, 적당한 요령과 경쟁을 터득하면서 차츰 어른이 될 것이다. 그런 어린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은 아파트 주변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느끼는 일이다.

아파트 입구에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가 있고, 그 주변으로 간선도로와 교통신호가 있다. 문제는 교차로에서 일부 어른들이 서슴지 않고 무단횡단을 하거나 신호를 함부로 무시한다는 사실이다. 통행차량이 없는 텅 빈 거리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이 의미 없는 일이라 여기는지, 사고가 나지 않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신호를 기다리는 현장에서, 보라는 듯 빨간 신호에 길을 건너는 것은 어른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어른들의 부도덕한 모습은 축제 현장에서도 볼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이 집게처럼 두 손가락으로 버릴 것을 들고 있는 모습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가. 그런데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는 축제장이나 공원, 해수욕장 등 공공장소에서 무심히 벌어지는 어른들의 무질서 또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방치하는 일은 부끄러운 노릇이다.

또 한 가지, 미래 세대에게 보이지 말아야할 부끄러운 것이 서로 탓하고 비방이 난무하는 정치판이 아닌가 한다.

근자에 들어 생활 주변에는 많은 것들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등으로 정치적 상황이 매우 어렵고 복잡해지고 있다. 또한 정보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모든 것이 앉은 자리에서 해결되는 편의 위주의 문화에도 보이지 않는 폐해와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에서는 우리 경제가 수출과 투자가 늘어나면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바 있으니, 경제 분야는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는 모양이다. 연휴 때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여가와 놀이문화가 폭넓게 확산되고,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어김없는 고속도로 정체와 공항은 인산인해로 북적인다.

그런가하면 일부 자영업자나 서비스업계에서는 경기침체가 최악이라며 한숨짓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여기저기서 소비자물가 오르는 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또한 청년실업률 증가와 급격한 노령화 및 다문화가정 등으로 인한 소외 계층이 곳곳에 널려있다.

이렇게 복잡다기한 상황에서 짧은 기간에 새로운 정권이 탄생하게 되었으니, 어느 때보다 높은 책무와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들의 복지, 고용, 교육 등 민생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물론 정치에 대한 눈높이가 훌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선거 기간 내내 소통과 통합을 공언하지 않은 후보가 없었다. 그러니 스스로 약속한 공약이행을 위해서라도 부디 탓하지 말고 서로 인정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부정과 비리는 사라지고,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정의로운 사회가 되면 더 좋겠다. 아울러 수출이나 경제 등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질적으로 국민이 편안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한다. 보고 들은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어린이들 앞에서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질서를 지키고, 자연과 환경을 귀하게 여기는 자세야말로 어떤 말이나 교육보다 중요하다. 더불어, 소외되는 계층 없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더 큰 축제의 장이 활짝 펼쳐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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