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의 금송아지
아론의 금송아지
  • 승인 2017.06.0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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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아론의 금송아지는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위해 시내산에 올라가 있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론을 협박하여 만들게 한 우상, 가짜 신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내어 놓은 금붙이로 만든 금송아지를 가리켜 ‘보라 이는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우리의 신이라’고 외친다.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한없이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을 발견한다.

아론의 금송아지는 메마른 땅에서 억센 생명력을 어어가는 잡초같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한 인간의 마음속에 그 흉측한 모습을 드러낸다. 모세를 통해 들었던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았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스스로 금송아지라는 우상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 우상에게 풍요와 구원의 능력을 부여하고 그것을 숭배한다. 성경은 그 모습을 ‘그들이 그 앞에서 뛰어 놀더라’고 표현한다. 스스로 만든 가짜 신을 숭배하며 흥분하여 뛰어노는 인간의 모습, 그것이 바로 우리들 현대인의 실상이다.

아론의 금송아지는 실제하는 신의 존재를 믿고 그 신의 음성을 들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우상이다. 그것을 만든 장본인이 모세의 형인 아론이니 더 말할 것도 없다.

그 계기는 신의 음성을 듣지 못한 마음의 공백이며 그 결과는 인간이 만든 우상 안에 하나님을 가두게 된다는 것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스스로 만든 금송아지를 두고 ‘보라 이는 우리를 인도할 우리의 하나님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보수적 혹은 진보적 이념에 사로잡힌 목회자들이 ‘이 분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그 목소리는 ‘보라 이는 우리를 인도할 우리의 하나님이라’라는 그 외침과 다를 바가 없다.

또 신학 포럼에서 만나게 되는 목사들 중에는 놀랍게도 스스로 신학의 최고봉에 올라와 있음을 자처하는 분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신학과 다른 신학적 견해를 전혀 수용하려고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마땅히 있음직한 학문적 논의에도 격한 감정을 드러낸다. 그러나 신학의 진수를 알고 있다고 자처하는 그 분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아쉽게도 신학의 광맥이 아닌 아론의 금송아지일 뿐이다.

지난 번 이세돌과의 대국을 통해 자신을 세상에 드러낸 바둑신 ‘알파고’는 이번 커제와의 대국을 통해 다시 한번 그의 능력을 세상에 알렸다.

인간이 제공한 빅 데이타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하는 알파고의 능력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은 알파고는 이미 바둑 기사들의 숭배를 받고 있다. 알파고는 이를 계기로 바둑계에서 다른 곳으로 그 영역을 계속 넓혀 갈 것이다.

우리 주위 곳곳에 불쑥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아론의 금송아지는 성경이 우리에게 던지는 강력한 경고장이다. 특히 참 신의 존재를 믿고 있지만 그 신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있는 종교인에게는 더 분명한 경고를 주고 있다.

‘당신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했을 때 당신들은 금송아지라는 괴물을 만든다. 그리고 당신들은 스스로 만든 그 우상을 숭배하며 그 앞에서 뛰어 노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들이다’

우리는 그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낸 번쩍이는 금송아지를 하나님이라고 말하지 말자. 그것이 우리를 인도하여 낼 우리들의 신이라고 말하지 말자. 그 앞에 경박하게 뛰어 놀지 말자. 제발 천박하고 경박한 종교 놀음을 그치고 이제 골방에 들어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자. 번쩍이는 것이 금일지언정 참 하나님은 아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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