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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말, 말, 말

기사전송 2017-07-30, 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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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윤 시인
가끔 죽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수 있다. 세상에는 그럴 수 없는 일은 없다. 그래서는 안 될 일이 있을 뿐이다. 근거 없는 이야기가 한 사람을 안타까운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헛소문으로 인하여 자살한 연예인들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이야기는 이미 낯설지 않다. 말을 할 때는 ‘지금 하려는 말이 사실인지, 이 말을 하면 듣는 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지, 무엇보다도 꼭 필요한 말을 하려는 지’를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하게 심증만으로, 혹은 그 사람을 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소문을 만들어낼 때에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걸 간과했을 때에는 이를 소명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물론 사실이었을 경우에는 소명이 어렵지 않겠지만, 부풀려 지거나 왜곡된 소문의 화자가 본인인 경우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억지’ 하나 밖에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누군가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소문을 만들어 냈을 경우는 정치를 하는 이들이 즐겨 쓰는 방법이다. 그들의 주장을 논증하기 위한 증거자료까지 조작해서 내놓고 거짓임이 드러나도 당당한 모습에 배신감을 넘어서 인간적인 비애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국회에서 시급하게 처리해야할 산적한 민생 현안들을 의원들이 볼모로 이해관계의 득실을 따져서는 안 된다.

원래 ‘말’은 자리를 뜨면 사라지고, 남는 건 그 말을 한 사람의 기억과 들은 사람의 기억이 전부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전해지는 과정에서 이완이나 수축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서 간과하고 지나갈 수 없는 것은 시제와 내용의 왜곡을 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점이다. 같은 이야기를 전하는 데도 언제, 어떤 말을 했냐 하는 것이 ‘미필적 고의’에 해당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염세주의(厭世主義, pessimism)는 말 그대로 세상에 대해 환멸을 느낀 이들의 생각이나 이념을 일컫는다. 세상에 대한 실망의 요인은 여러 가지로 찾아 볼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사람에 대한 실망이다. 그 정도가 극에 달하면 세상을 등지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악한 말을 하고 내 가족을 모욕하는 등의 소문이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일파만파 번진 불특정 다수였을 때는, 실로 이를 해결하는 것보다 포기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옳지 않다. 자살률이 높은 나라다. 옳지 않지만,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막아야 한다. 우리 모두 이들이 죽음으로 가는 길목을 막아서서 그들의 ‘잘못된 선택’을 막아야 한다. 고통의 원인을 막거나 모두 해결할 수는 없지만 다함께 고민해줄 수는 있다. 그들은 ‘함께’가 아니어서 그 외롭고 힘든 선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독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사람의 특성 중 하나일 뿐 나쁜 건 아니다. 그런 이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에너지를 배출하게 되면 여러 사람을 즐겁게 할 수도 있다. 단, 그들을 기다리는 무대 위에서 말이다. 그들이 무대에서 즐거운 재담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비유되는 인물들은 이미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다. 특정 정치인들도 자주 코미디언의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과거에는 이조차 용서 안 되는 어두운 눈동자들이 있었다. 언론탄압이라는 혹세무민(惑世誣民)의 방편으로 현대판 ‘용비어천가’를 양산해내던 그 시기에는 방송이나 신문에서 질리도록 뻔한 뉴스들을 보고 들어야 했다. 지금 중, 장년층들의 기억에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나 새마을 운동과 더불어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대한뉴스다. 지금도 국회방송에서 가끔 접할 수 있는데, 볼 때 마다 기억이 새롭다. 북한 괴뢰도당들의 만행들과 대통령의 산업현장 방문, 창경원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의 행복해 하는 모습들이 단조롭게 반복되는 대한 뉴스는 비장하기 이를 데 없다.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은 위기감 고취, 물론 지금까지 종전이 아니라 휴전 상태기 때문에 일촉즉발의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다. 주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념이 다른 민족이 나뉘어져 선을 그은 채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대한뉴스에서 필자만 그런 건지, 실제로 모든 방송이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설사 있었다고 하더라도 매일같이 접했던 필자가 못 봤다면 국민들의 인터뷰가 드물거나 없었다고 보면 얼추 맞을 것 같다. 들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진실의 ‘입’만 열어야 한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실을 변질시키거나 과장해서 국민들을 염세주의자로 몰아가선 안 될 일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국가의 명을 따르는 민초(民草)가 아니라 주인(主人)이다. 국가는 국민의 명을 따르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이를 충직하게 이행해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국회의원들의 국민들 앞에서 거들먹거리는 모양은 차마 봐줄 수가 없다. 그들이 누리는 모든 것들은 국민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함이 아니라 국민의 명령을 불편하지 않게 해결하라는 뜻임을 아직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 억지 주장이나 당익을 위해 국민을 잊는 어리석은 말이건 행동이건 하지 말고 협치(協治)하여 국가 안보와 국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고심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삼권(三權)의 수장들에게 ‘말’ 대신 ‘일’ 좀 해 주기를 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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