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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참된 초원은 어디에 있는가 - 꿈이 있어야 이룰 수 있다

기사전송 2017-08-01, 21: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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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새나 사람이나 가고 싶은 곳이 있어야 그 삶이 더욱 희망적이라는 가르침을 주는 동화가 있습니다.

곽재구 시인의 <아기 참새 찌꾸>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작품은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습니다.

아기 참새 찌꾸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와 모험을 시도합니다. 그러자니 많은 어려움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이 동화의 줄거리입니다.

찌꾸는 세상에 태어난 지 3개월이 된 아기 참새입니다. 그런데 매우 영특하여 사람의 말도 알아듣고, 글도 읽을 줄 아는 똑똑한 참새입니다. 서울 한강변 가로등 위에서 태어난 찌꾸는 본능적으로 이곳을 벗어나 초원으로 가야한다는 꿈을 가지게 됩니다.

‘초원의 개척자’라는 이름답게 찌꾸는 초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곳으로 떠날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참으로 큰 삶의 방향이 됩니다. 아직은 막연하지만 어디로 가야하겠다는 꿈은 곧 구체화되어 그 모습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둘레의 보통 참새들은 텃새라는 이름으로 그저 눌러 살고 있습니다. 이 보통 참새들은 그럭저럭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찌꾸는 꿈이 있었기에 보다 멀리 날아가는 연습을 합니다. 날개가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면서도 날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고통을 새로운 기쁨으로 바꿉니다. 덕분에 바다 갈매기와 함께 제트기류를 타고 섬과 섬 사이를 날아다닐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작은 날개로도 이루지 못할 꿈은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침내 찌꾸는 고향인 서울을 떠나 제주도 한라산은 물론 멀리 백두산까지도 날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 새로운 모습에 감동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남다름 때문에 다른 참새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합니다. 선각자의 고통일까요? 자기들과 생각과 행동이 좀 다르다는 이유로 자꾸만 피해버립니다. 특히 찌꾸가 날아다니는 모습에서 짙은 갈색 깃털이 천적 새매를 떠올리게 한다며 말을 지어 적대시합니다.

이에 찌꾸는 초원에 대한 꿈을 잠시 접어두고 둘레의 참새들과 어울리려 노력합니다. 자신의 꿈과 능력을 숨기고 평범한 참새로 무리 속에 들어가려 애씁니다. 현실을 도외시한 꿈은 제대로 꽃피울 수 없었는가 봅니다.

그러면서 둘레의 인간들이 저지르고 있는 끔찍한 일들과 부딪치게 됩니다. 이는 찌꾸에게 또 하나의 과제로 다가옵니다.

인간은 오염된 폐수를 강으로 내보내어 물고기를 떼죽음 시키는데, 찌꾸의 아버지는 그 물고기를 먹고 큰 병에 걸립니다. 찌꾸의 가슴은 찢어집니다. 자신이 아무리 날아올라도 아버지를 구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괴로워합니다.

또한 찌꾸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걸 알게 되자 방송에 내보내 돈을 벌겠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백 마리의 참새가 사는 나무에서 새들을 모두 잡아 참새구이로 팔겠다며 총을 들고 나타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세속적인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다친 찌꾸를 아침저녁으로 간호해주는 아이와, 찌꾸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는 트럭 아저씨도 있어서 온 세상이 모두 일그러져 있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찌꾸가 초원으로 잘못 알고 간 비무장지대(DMZ)는 전쟁 때문에 사람이 드나들지 않아 도리어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리 숲이 우거져도 사람이 생명체가 깃들지 않으면 결코 아름다운 초원이 될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찌꾸가 태어난 도시라는 공간과 찾아가야 할 초원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작가는 작은 참새 한 마리의 삶을 통해 사람이 진정으로 가야할 길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들이 오기를 바라거든 먼저 나무부터 지키라(欲來鳥 先守木).’는 옛 구절이 문득 떠오릅니다.

찌꾸가 진정한 초원을 찾아가는 모습은 참된 삶이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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