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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직업의 의미가 흔들린다

기사전송 2017-08-02, 21: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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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한국이 세계 10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잘 사는 것은 축복이다. 문재인 정부는 눈만 뜨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말을 한다. 누구나 먹고 살기 위해서는 수입이 있어야 한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젊은이들이 일을 안 해도 누리면서 사는 것을 보면 용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사회학적으로 보면 직업의 속성은 생계유지, 역할의 실천, 개성의 발휘다. 먹고 살기 위해 직업이 필요하고 직업이 있으면 할 일이 생긴다. 개성의 발휘는 내가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자기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일을 하면 생계유지나 역할은 제대로 해결된다.

하지만 개성을 살리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천태만상이라 배를 곯아가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도 물론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판단은 스스로의 몫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소망하던 일이 여의치 않아 눈앞의 생계를 위해 개성을 무시하고 일을 찾는다. 고시준비를 하다가 하급공무원 시험에 뛰어들거나 예술을 하던 사람이 영 엉뚱한 일을 하는 경우를 본다.

내 경우도 그랬다. 이리저리 일자리를 찾다가 공무원의 길에 들어섰고 또 다른 길을 찾다보니 교수가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의식의 잠재라는 것은 무시 할 수 없는 것 같다. 중학교 입학시험 날 면접하는 선생님이 장래 희망이 뭐냐고 물었을 때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런 잠재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길로 인도했는지도 모른다. 문학도 하고 싶었다. 그런 여운이 이순이 넘은 나이에 수필에 등단하여 여태껏 글을 쓰게 하는지 또 모르겠다.

고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OECD 국가 중 한국이 1위다. 국민교육열이 높은 것은 자랑할 만하다. 대학을 가는 이유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들여다보면 허점들이 많다. 어리석은 주장이라 할지 모르지만 대학에서 배운 학문을 사회에서 적용할 수 없다면 만만치 않는 학비를 부담하면서 꼭 대학에 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대학 졸업자가 아르바이트 일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세태다. 대학의 전공은 시나브로 개성을 다듬는 과정이다. 우리사회는 오로지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풍조에 사로잡혀 있다. 개성과는 거리가 아주 먼 오로지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대학에서의 전공과 상이한 길을 가므로 인해 인생의 목표가 완전 다른 방향으로 재설정 될 수도 있지만 사회기여도나 개인의 발전적 측면에서는 효과성이 미진할 수밖에 없다.

요즘 대학 진학자 가운데서 이과 쪽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인문사회계 보다는 제 4산업시대에서 부각될 여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취업을 잘 할 수 있다는 자기 판단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못 구한 젊은이가 전문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 생계유지를 위해 역할과 자기 개성을 재설정하는 도전이다.

대구 영진전문대학에서 이런 경우를 자주 본다. 서울에서 아주 유명한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가 이 대학에 입학한 사례를 보고 국외자인 필자가 이해불가로 당황한 적이 있다.

그가 영진전문대를 찾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술교육 커리큘럼에 맞쳐 중견전문인을 양성하여 바로 현장에 투입하는 ‘주문식 교육’을 창안하였고 또 입도선매(立稻先賣)라는 희한한 교육아이디어를 내어 유수 4년제 대학에 입학할 정도의 우수학생을 한정적으로 뽑아 특별교육을 시키고 있는데 매혹된 것이다. 15명의 한국인 학생에 유학생 5명을 섞어 한 클래스로 운영하고 등록금 전액면제, 기숙사 무료, 노트북 지급 등의 혜택은 학생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한다.

전공은 스스로의 개성을 살리는 길이며 한편으로는 국가산업에 기여하는 통로가 된다. 우리사회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다양한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의 독립체제가 서로 유익한 관련성을 가지면서 개성적·융합적 역할을 감당해 나가도록 기능화 되고 제도화 되어 있다. 오늘처럼 복잡하고 변화무상한 세상에서 직업의 새로운 의미를 음미해 가면서 사는 것도 삶의 지혜다. 국민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회는 전자에서 제시한 직업의 3가지 속성이 충족되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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