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가꾸기에 달려있다 - 뿔제비갈매기의 도래
모든 것은 가꾸기에 달려있다 - 뿔제비갈매기의 도래
  • 승인 2017.08.0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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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보도에 따르면 전라남도 영광군의 한 무인도에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뿔제비갈매기가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모습이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이 뿔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채 100마리도 남지 않은 귀한 새라고 합니다. 이에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멸종위기종에서 멸종위급종로 상향하여 그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귀한 새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를 찾아와 번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환경과 기후가 그만큼 뿔제비갈매기에게 적합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겠습니다.

뿔제비갈매기는 머리에 삐죽삐죽 검은 깃털을 꽂은 것처럼 보이는 데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보입니다. 제비갈매기는 일반 갈매기보다 작고 제비처럼 날렵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그러니 검은 머리깃털을 가진 작은 갈매기가 됩니다.

뿔제비갈매기는 여러 종류의 많은 갈매기들이 서식하고 있는 이 무인도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머리가 희고 뭉툭한 괭이갈매기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곳에 아주 작은 몸집을 가진 뿔제비갈매기가 분명한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러 덩지가 큰 갈매기들이 쪼으려 하다가도 머리에 삐죽이 솟아난 깃털을 보고는 물러나곤 한다고 합니다. 아마 큰 갈매기들이 보기에 이 검은 깃털은 매우 날카로워 보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잘못 쪼았다가는 날카로운 깃털에 도로 당하는 게 아닌가 하여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작은 몸집을 지키려고 이처럼 갈매기 종류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검은 색 깃털을 꽂고 있는 뿔제비갈매기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한 가지 특징은 가져야만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처음 다섯 마리가 이 무인도를 찾았는데 올해는 한 마리가 더 늘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한 쌍은 번식에 성공해 알을 품고 있는 모습도 관찰되었습니다.

뿔제비갈매기는 번식 성공률이 높지 않은 데다 새끼를 한 마리만 낳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만큼 어미 새의 자식 사랑도 유별나다고 합니다. 암수가 번갈아가며 알을 품어주는 것은 기본이고 부화한 지 한 달쯤 지나면 어미 새가 가파른 언덕에서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여주며 새끼에게 비행연습을 시킨다고 합니다. 바람을 맞이하여 어떻게 날개를 펴는지 여러 번 보여주고 날갯짓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또한 직접 물가로 데려가 입수(入水)를 지도한다고도 합니다. 아직은 물에 서툰 아기 새에게 물에서 먹이를 잡는 모습도 보여주고, 조금씩 물에 들어가는 훈련도 시킨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를 보고 옛사람들은 학습(學習)의 ‘익힐 습(習)’이라는 글자를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갑니다. ‘습(習)’은 갓 태어났을 때의 검은 날개(羽)가 희게(白) 될 때까지, 아니면 백(百) 번이 될 때까지 계속 날개를 젓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글자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학문을 익힐 때에는 조금씩 조금씩 어린 새가 날갯짓을 하듯 생각을 더해나가야 한다는 교훈이 담긴 ‘삭비(數飛)’ 또한 새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보고 만들어낸 말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옛 어른들이 서당 문 이름으로 ‘삭비문(數飛門)’이라고 써 붙인 데에는 조금씩이라도 부지런히 책을 읽으라는 가르침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 만물은 다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 줍니다. 또한 새들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은 결국 인간에게도 살기 좋은 곳이 됩니다.

이 뿔제비갈매기 소식은 결국 우리가 둘레의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생태계를 잘 가꾸어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오늘 새벽에 필자는 대구 한복판에서 까마귀 소리를 들었고, 먼동이 밝아올 무렵에는 까치 또한 무어라 짖어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는 늘상 겪는 일이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언제 들었는지조차도 기억나지 않는 옛일로서 마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 하여 매우 반가웠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의 환경을 잘 가꾸어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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