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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언제나 처음처럼 - 꼭두닭은 신성하다

기사전송 2017-09-06, 20: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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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우리 말에 꼭두쇠, 꼭두서니, 꼭두새벽, 꼭두닭 등 ‘꼭두’가 붙은 말이 많이 있습니다.

‘꼭두’는 국어사전에 ‘정수리나 꼭대기’ 혹은 ‘물체의 제일 윗부분’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사물에 있어서 정수리나 꼭대기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정수리 부분이 그 사물의 성질을 가장 상징적으로 특징지어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꼭두서니는 옛날에 옷감을 물들일 때 쓰던 식물입니다. 지금도 천연염색을 하는 사람들은 이 꼭두서니로 물을 들입니다. 꼭두서니의 뿌리를 삶은 물은 은은하게 붉습니다. 물을 들여 말리면 그 붉은 색이 점점 짙게 되어 더욱 깊은 맛을 냅니다.

그리하여 저녁노을의 붉은 빛깔을 꼭두서니 색깔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꼭두서니풀의 이름은 옛 유랑극단인 남사당패의 우두머리를 지칭하는 꼭두쇠에서 유래했다고 보기도 합니다. 꼭두쇠는 붉은색 천으로 그 위치를 나타내었기 때문에 이 붉은색의 염료로 사용되는 식물의 이름도 꼭두서니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꼭두’가 붙으면 중요한 핵심을 뜻합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꼭두각시’입니다. 꼭두각시는 조종하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을 경우를 가리킵니다. 자신의 의지에 관계없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만큼 비참한 경우는 없습니다. 그리하여 이때의 ‘꼭두’는 중국말 ‘곽독(郭禿)’에서 비롯된 말로서 앞의 ‘꼭두’와는 관계가 없는 말입니다. 이때의 ‘꼭두’는 허깨비 즉 기력(氣力)이 허하여 눈앞에 있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을 비유할 때에 많이 쓰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꼭두닭’은 그렇지 않습니다.

꼭두닭은 이른 새벽 첫울음을 우는 수탉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닭과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고 닭이 둥지에 오르는 것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 만큼 꼭두닭은 매우 귀한 존재였습니다. 꼭두닭은 먼저 홰를 치고 목청을 가다듬어 높고 긴 울음을 토합니다. 그 소리가 멀리 퍼져나가게 있는 힘을 다 모읍니다. 목을 굽혔다 펴며 온몸으로 울음을 토합니다. 있는 힘을 다합니다.

이 울음은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는 신호로 그것은 오늘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소리가 들리는 곳 까지가 이 수탉의 영역이라는 선언이라고 다소 세속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분명히 그 울음은 최선을 다한 장엄한 울음이기에 아주 가치롭습니다.

닭의 울음소리에 어떠한 의미가 깃들어있거니 간에 그 속에서 교훈을 찾아내는 태도가 바로 우리가 가져할 자세입니다.

세상의 모든 몸짓과 세상의 모든 울음에는 모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 속에서 아름다움과 교훈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우리의 임무이자 지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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