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언제 알을 품는가 - 우리의 계산은 바른가
새는 언제 알을 품는가 - 우리의 계산은 바른가
  • 승인 2017.11.2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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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어미새는 언제 알을 품기 시작할까요?

새가 알을 품는다는 것은 자신의 종족 보존을 위한 엄숙한 행위로써 그 시기 또한 신중하게 결정됩니다.

그 대답은 한 마디로 말해서 알에서 깨어났을 때에 새끼에게 물어다 줄 먹이가 많을 때를 맞추어 품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즉 물어다 줄 벌레들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때를 맞추어 새끼를 깨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새가 알을 품는 기간은 대체로 2주에서 한 달 사이입니다. 새의 크기, 먹이의 종류 등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체력 조건은 물론 기온과 습도까지도 고려되기 때문입니다.

박설구는 12일, 십자매?카나리아 등은 13∼14일, 호금조는 15일, 비둘기와 잉꼬는 18∼20일, 장수앵무는 30일 정도 걸립니다. 이로 보면 몸집이 클수록 아니 알의 크기가 클수록 그 기간도 길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앵무새보다 몹집이 훨씬 더 큰 닭이 28일 정도 걸리는 걸 보면 먹이의 종류도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자나미새의 경우, 첫 알을 낳는 날로 부터 계산하여 3일 뒤에 알 품기에 들어갑니다. 부화기간이 22일 정도 걸리니까 총 부화일수는 25일 걸립니다. 그리고도 5∼6주간 먹이를 물어다 주어야 하고, 춥지 않도록 품어주어야 하니 하나의 후손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10여 주의 시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새는 대개 하루에 하나씩 알을 낳는데, 첫 번째 알을 낳자마자 바로 품기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품을 수 있을 만큼의 알을 낳은 뒤에 비로소 품기에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다섯 개의 알을 품는 새라면 마지막 다섯 번째의 알을 낳기 하루 전이나 낳은 직후에 비로소 알을 품기 시작합니다.

이는 알을 동시에 부화시키기 위한 전략입니다. 부화의 시기가 다르면 먼저 부화한 어린 새가 먹이를 독차지하여 늦게 부화한 새는 먹이 공급을 제대로 받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는 먼저 태어난 새끼가 나중에 태어난 새끼를 둥지에서 밀어내어 버리거나 심지어는 잡아먹는 경우도 생깁니다.

또한 태어나는 시기가 다르면 둥지를 떠나는 시기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어 어린 새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에 어려워집니다.

알 품기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동시에 알에서 깨어나는 것은 전적으로 어미새의 정성에 달려 있습니다. 품고 있는 알에 열이 골고루 미치게 하기 위해서 가운데 있던 알은 밖으로, 밖에 있던 알은 안으로 골고루 가져와야 하며 또한 아래 위를 골고루 따뜻하게 하기 위해 알 굴리기도 제 때에 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품고 있는 도중에 온도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그 알은 온전한 생명체로 태어나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새가 알을 품을 때에는 되도록 둥지를 비우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미에게도 최소한의 먹이 시간이 필요하므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암수가 교대로 알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종류에 따라 암컷 혼자 알을 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하루에 한두 번, 또는 사나흘에 한 번 정도만 기본적인 먹이활동을 위해 잠시 둥지를 비웠다가는 얼른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종일 알을 굴리며 경계의 태세를 유지합니다.

따라서 어미새는 엄청난 노심초사에 잠깁니다. 침입자가 나타나면 죽기를 각오하고 싸움을 벌입니다. 그러다가 너무 놀란 나머지 알 품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개의 새들은 어떠한 위험이 닥쳐와도 의연히 자신의 알을 지킵니다.

날아다니는 새들에게 있어서 가장 위험한 때는 사실 날개를 접고 있을 때입니다. 그러므로 새들이 진정으로 사랑을 베풀기 위해서는 날개를 접어야한다는 말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자, 우리는 우선 하늘로부터 받은 우리의 귀한 생명을 잘 보존하기 위하여 어떠한 자세로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요? 날마다 계산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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