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소득 분배는 끝이 보이는 소모전
인위적 소득 분배는 끝이 보이는 소모전
  • 승인 2018.01.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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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
제포럼 대표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6.4% 오른 7천530원이 적용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2020년에는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된다. 이에 따라 근로자를 1명이라도 고용하는 고용주는 이를 적용해야 하므로 고용주는 추가 비용이 필요하게 된다. 이는 법적으로 강제하여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시장에서는 이것 때문에 난리가 났다. 당장 추가 비용은 물가의 인상을 가져왔다. 생산업체들은 줄줄이 단가 인상을 공지했고 이어 제품 가격의 인상이 예고되었다. 그럼 최저임금의 인상은 가장 말단의 근로자들에게 유익하게 작용할까?

결과는 반대로 시장은 시간제 근로자를 줄이기 시작했다. 안 풀리는 경제에 비용부담이 버거워 시간제 근로자 사용을 줄이거나 해고하고 영업시간마저 단축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나마 구하기 버겁지 않았던 시간제 일자리는 구하기가 더 힘들어 졌다. 자동화기기가 사람을 대신하고 꼭 필요한 경력의 인력을 짧게 고용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최저임금의 상승은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에게만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 정규직 근로자에게도 변화를 가져온다. 기존에 받던 임금도 최저임금 기준으로 다시 책정되어야 한다. 대법원의 판결이 통상의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적으면 최저임금을 토대로 수당을 계산하여 지급하라는 결정이 났다. 때문에 고용주는 경영하는 사업체의 중장기 비전에 따라 근로자의 조정이 필수적이게 되었다.

경제적 여건이 이렇게 최저임금의 수준을 정한 것이 아닌 대통령의 공약이 발단이 되어 인위적인 조정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되었다. 인상부분은 정부가 보조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지만 언제까지 그 보조를 지원할 수 있을까. 수요와 공급이 적정한 매칭을 이루는 선에서 시장의 가격이 형성되는데 현 정부는 그 시장경제를 배제하였다. 인위적 조정은 처음 어느 정도는 진행이 되겠지만 결국 정부 지원이 끊기는 시점에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원위치를 찾아가고자 할 것이다. 나날이 벌어지는 양극화의 간극을 줄여 보겠다는 시도라면 시작부터 실패를 예고한 것이다. 단말적인 상황을 조정한다고 근간을 이루는 기저의 상황이 바뀌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 가계의 소득을 증가시켜 늘어난 만큼 소비를 유도하겠다는 의지이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금리가 낮을 때 그 많은 돈을 시중에 유통시켰지만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고 투기로 연결되었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바로 물가의 인상으로 이어진다. 당장 늘어나는 경비를 채우려면 물건의 단가, 생산원가의 조정이 진행되고 이는 바로 물건값, 서비스 가격의 조정이 진행된다. 그것은 실질적인 생활비의 인상으로 이어진다. 시간제 일자리도 쉽게 구하지 못하고 생활비는 올랐고 가계는 소득을 쓰기보다는 움츠리기 바쁠 것이다.

시장은 시장의 법칙이 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알아서 가격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맞다. 개인들의 사업에 정부가 인건비를 주어야 할 이유는 없다. 최저임금의 조정으로 내수가 활성화 되리라는 기대를 할 수가 있겠는가. 최저 임금 수용자는 살기에도 빠듯한 사람들인데 얼마나 소비를 할 수 있겠는가. 분야의 전문가들은 작금에 상황의 오류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결국 인기에 영합하는 탁상공론이고 재정의 소모전이다.

산업을 돌리고 시장을 돌려야 일자리가 늘어난다. 시장의 활성화는 기업들의 투자를 늘리고 결국 시장의 수레바퀴가 해결할 문제를 인위적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이다. 인위적인 것은 투입되는 힘이 빠지면 바로 정지된다. 산업패러다임의 과도기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일 곳은 바로 산업이다. 새로운 산업으로 기업들이 온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내외 기업들이 사업하기 어렵다고 국내를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또한 최저 임금자가 아닌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돈을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 제반 경제를 온전히 돌리면 전반적 경제수준의 상승이 최저임금의 조정을 가져와 적절한 선에서 결정되게 할 것이다. 황금을 얻으려고 살아있는 오리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는 격이다. 최저임금은 단면이 아니다. 우리 경제 전반의 사슬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결코 완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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