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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6·13 지방선거와 공천

기사전송 2018-04-11, 21: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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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지방선거에 주민들은 무신경이다. 보수당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감옥에 들어가서 일까. 정치·행정 돌아가는 판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일까. 요 며칠간 이메일이 계속 들어온다. 전화가 오면 몇 번을 찍어달라는 당부다. 지방선거에 나설 인물들이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종편 등 TV에서는 광역단체장에 대한 정보만을 전해 주고 있다. 구청장과 군수, 광역의원·기초의원의 동향은 지방신문을 봐야 상세히 알 수 있다. 한국당 중앙당에서는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공천자를 경선을 통해 최종 결정했다.

정당이 공천자를 결정하는 방법은 예비후보자끼리의 경선과 당 차원의 공천 두 가지다. 후자는 마땅한 후보자가 없거나 또는 당이 정책적으로 필요한 경우 택한다. 예비후보자가 여럿 있다고 해서 반드시 경선과정을 거치는 것도 아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의 공천은 시·도당 단위로 하게 되어 있지만 거의가 지역 국회의원의 손에 달렸다.

대구의 경우를 보면 8개 구·군 가운데 수성구와 달서구를 빼고는 모두 단수공천을 했다. 정략공천인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이후 보수의 도시인 대구에서 한국당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있는지 없는지 너무 조용하다. 야당의원으로서 정부정책에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도 왜 말을 못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의 활동상만 보인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대구지역 한국당 의원들이 정중동의 모습을 보였다. 구청장, 군수, 시의원, 구·군 의원 공천에서 예의 힘을 발휘했다. 지방선거를 수차례 치루면서 지방선거는 지역민들이 아니라 지역 국회의원들의 잔치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국회의 일 보다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일이 그들에게는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나름대로 해 본 적이 있다.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가끔 정치자금이 오간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지만 이를 차치하더라도 국회의원이 자기 정치적 뿌리를 손질하는 작업이 이때 이루어진다는 말은 예사로 듣는 일이다.

국회의원을 통하여 정치에 입문한 지역정치인들은 갑을 관계의 정치적 동반자의 위치에 설 수 밖에 없다. 2년마다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정치적 질긴 고리를 끊지 못한다. 이번에도 국회의원들은 2년 후의 총선거를 대비하면서 공천을 했을지도 모른다. 기초단체에 국회의원이 두세 명 있으면 같은 당이라도 단체장 공천이 쉽게 이루어 질 수 없는 경우를 맞을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의 기초단체장 공천결과를 보면 대구시의회 출신이 많았다. 앞으로 지역 국회의원과 구청장·군수의 관계를 예측할 수 있겠다. 행정경험이 미진한 지방의원이 단체장이 되면 도시의 종합행정을 잘 감당 할 수 있을까 저어하는 지역민들도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간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정치야망 때문이다. 일의 성격상 구청장·군수는 누구보다 지역을 잘 알고 있으므로 지명도를 유지하면서 지역을 잘 관리한다면 중앙정치인으로 성장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국회의원의 입장에서는 신경을 쓰일 일이다. ‘범 새끼를 키운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한다. 한국당 소속 달성군수가 경선도 해 보지 못하고 공천에서 빠져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을까 하는 지방정가의 소문이 자자하다. 공천 탈락을 전부터 예측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김문오 군수는 무소속으로 당선되어 한국당에 입당한 케이스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다고 6.13 본 게임에서 모두 당선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예전 같지는 않지만 희미하게나마 대구는 아직도 보수적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서가 남아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보수의 기치를 자신 있게 드는 지역 국회의원들은 눈을 닦고 봐도 안 보인다.

서울시장은 민주당 경선자 가운데 누가 공천을 받아도 당선된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것을 보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한국당 공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이 문재인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6·13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도 되고 옛 보수가 국민들의 마음속에 살아있는지 살펴보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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