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변하고 또 변해야 한다
20대 국회, 변하고 또 변해야 한다
  • 승인 2016.06.2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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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20대국회가 6월13일 정식으로 개원되고 박대통령이 협치와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며 협조를 구한 개원연설도 했으나 기대와 우려 속에 이를 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국회는 지난 9일 의장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세균 의원, 부의장에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과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을 선출했으며 야당출신의 국회의장은 2002년 16대국회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출신인 박관용 의장이후 14년만의 일이다.

20대국회의 전반기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의장은 쌍용그룹상무출신으로 산업자원부장관을 역임하고 서울 종로구에서 새누리당의 차기대권주자물망에 올랐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누른 6선 의원으로 실물경제에 밝으며 다당제하의 협치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대 총선의 민의로 만들어진 여소야대, 다당체제하에서 국민에게 짐이 아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 하고 ‘지금까지 국회는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조장자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며 ‘국회다운 국회, 국민의 국회,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으며 부의장들 역시 무엇보다 협치를 강조했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식물국회, 불임국회, 청와대거수기 등의 오명에다 국회무용론까지 나오게 된 것은 의장단의 취임사에 역행하여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차기공천을 받기위한 줄서기와 자신과 패거리의 사익추구에만 혈안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20대국회가 의장단을 선출하던 그날 저녁 KBS스페셜에서는 지난번의 스웨덴에 이어 ‘행복한나라, 덴마크정치를 만나다’가 방영되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으며 당사자인 국회의원이나 정치권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를 시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 북유럽의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는 국민소득이 높고 복지제도가 잘돼있으며 공해가 없고 살기 좋은 나라로만 알고 있었으며 덴마크도 바이킹의 조국, 낙농업, 오늘의 덴마크를 있게 한 영웅 그룬드비,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정도 아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국민행복지수 세계1위, 국민소득 5만3천 달러의 덴마크국회의원들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두 사람의 국회의원이 한방에서 여비서 한사람만 두고 손님이 오면 앉을자리가 없어 당대표의 방을 빌려 쓰며 세금을 공제한 월급여가 480만원에 불과하다는 대목에서는 충격을 감당할 길이 없고 사무실가구마저 자비로 구입한다니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

청렴지수 세계1위, 기업이 가장 일하기 좋은 세계1위의 나라에서 국회의원의 특권과 부정부패는 존재 그자체가 불가능하며 총리가 초등학생들의 시위현장에 나가 그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요구사항을 전달받으며 기자들은 언제든지 사전예약 없이 국회의원과 인터뷰 할 수 있고 의원들의 의정활동과 출장내역은 국회홈피에 상세히 공개되는 유리알국회라고 한다.

다당제인 덴마크국회는 13개 정당 179명의 의원으로 구성되어있고 보수진영 90명, 진보진영 89명이 협상으로 합의를 도출하고 모든 정당의 정치목표가 ‘국민의 행복’에 있으며 2015년 총선투표율이 85.89%로 국민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율 또한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가 그만큼 당하고도 정치와 국회에 미련을 못 버리는 것은 정치가 우리생활을 지배하는 만치(萬治)이고 ‘그 국민에 그 정치’라는 말처럼 우리국민에게도 작지 않은 책임이 있으며 20대 총선투표율 58%를 덴마크수준 만큼 끌어올리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공약을 못 지키면 1년 세비를 반납하겠다’ 했고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도 ‘줬다가 도로 빼앗아가는 40만 기초수급자들의 기초노령연금 20만원을 되돌려주겠다’고 공약했으니 20대국회에서는 천지가 개벽하는 변화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정세균 의장은 미사여구의 취임사보다 전 국회의원을 모아놓고 덴마크국회의원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시급한 일이며 이를 보고도 대오각성을 하지 않고, 달라지지도 않고, 구태의연하다면 20대국회를 해산하고 북유럽4개국에서 국회의원을 수입해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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