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돌아왔다
장마가 돌아왔다
  • 승인 2016.06.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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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하
대구기상지청장
일반적으로 6~8월을 여름이라 하고 천문학적으로는 하지(6월 22일경)에서 추분(9월 23일경)까지를, 절기상으로는 입하(5월 6일경)에서 입추(8월 8일경)까지를 여름으로 본다.

기상학에서의 여름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로 정의되며, 그 가운데 6월 하순에서 7월 중순까지 장마철이고 7월 하순부터 8월까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다.

6월 하순에 접어들었으니 천문학적으로나 절기상으로 우리는 여름이라는 계절에 들어섰다. 또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는 서로 다른 성질의 큰 공기덩어리인 온난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한랭 다습한 오호츠크해고기압 사이에서 장마전선이 형성돼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말한다.

장마전선은 두 기단의 세력에 따라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 일본 남쪽 해상에서 우리나라 주위를 정체하면서 영향을 미친다. 이때 내리는 비의 양은 우리나라 연평균강수량(1천300㎜)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한 달여 기간 동안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장마의 특성상 우리나라에 장마가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2013년 중부지방은 49일간(6월 17일~8월 4일)의 장마가 지속됐다. 최근 40년 동안 가장 긴 장마였고, 이 기간 동안 비는 평년보다 1.5배 많은 526.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남부지방은 중부지방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제주도는 여름 내내 가뭄에 시달렸고, 이 기간 동안 강수량은 115.3㎜에 불과해 평년의 4분의 1 수준, 1973년 이후 가장 적은 강수량이었다.

2014~2015년 장마는 전체적으로 강수량이 적었다. 전국 평균 강수량이 2014년 145.6㎜, 2015년 240.1㎜를 기록해 평년대비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마른장마의 영향으로 소양강댐, 보령댐 등이 최저수위를 기록하는 데 영향을 미쳤고, 농업용수와 생활용수의 제한급수 조치가 내려지는 등 중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을 초래했다.

올해는 18일에 제주도부터 장마가 시작됐고 현재는 전국이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장마기간이 포함된 6~7월에 강수량은 평년보다 다소 적은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흥길의 ‘장마’라는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밭에서 완두를 거두어들이고 난 바로 그 이튿날부터 시작된 비가 며칠이고 계속 내렸다. 비는 분말처럼 몽근 알갱이가 되고, 때로는 금방 보꾹이라도 뚫고 쏟아내릴 듯한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면서 칠흑의 밤을 온통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고 있었다…’.

소설에서 느껴지는 장마는 음침하고 우울한 분위기의 상징이 된다. 이렇듯 장마철이 되면 안팎할 것 없이 눅눅하고 무거우며 우리의 마음 또한 그러하다. 또한,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준다. 집중호우로 산사태, 침수로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비가 너무 적게 내려 가뭄으로 많은 이들의 근심을 쌓이게 한다.

어느 누구도 장마의 힘을 이길 수는 없다. 미리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길이다.

기상청은 기상재해의 위험을 줄이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부3.0 패러다임에 맞춰 정확하고 신속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잘 활용해 이번 장마도 무던히 지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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