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논란을 보며
사드 논란을 보며
  • 승인 2016.07.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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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대구지방보훈청장
북한 김정은이 잦은 실패에도 아랑곳 않고 보란 듯이 핵탄두 운반용 미사일 발사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우리정부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미국으로부터 사드(THAAD)라고 불리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이 사실을 지난 7월 8일 전격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자 정치권 일부와 선동세력들은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과 성능에 대해 그럴듯한 의문 형태로 포장된 유언비어들을 제기하면서 정부의 안보정책 결정에 딴죽을 걸고 있다.

아찔하다. 사면초가(四面楚歌)란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하는데 그 누구도 그에 필요한 불편과 비용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정말이지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 되어가는 엄중한 한반도 안보상황에서 대한민국은 도대체 누가 무엇으로 지킬 것인가?

그나마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한 유일한 실질적 대안이라고 판단되는 사드가 갈 데도 없고 환영도 못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린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기술이라도 좋아서 우주 정거장에 띄워놓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라면 사드가 자체 폭발물도 장착하지 않고 공격해 오는 적의 미사일에 정면으로 충돌하여 그 위력을 무력화 시키는 순수 방어형 무기에 지나지 않고 전자파 걱정 또한 지나친 기우임을 애써 감추려 드는 선동세력과 이런 특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 속에 어느 험한 산꼭대기로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에 대한 이런 이율배반적인 인식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아무리 고민을 해보아도 답은 역시 대한민국의 안보현실에 대한 교육의 부재에서 찾지 않을 수가 없다.

매일 같이 대학 가는 문제, 아동보육 문제, 청년실업 문제 등을 논하지만 정작 나와 내 부모, 내 자식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실제로 도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귀와 입을 닫은 지 너무 오래지 않은가? 자유와 민주주의가 없는 곳에서는 그저 사치가 되어버릴 일들보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하는 게 마땅하다.

얼마 전에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정치적 선택을 하고 난 다음 그것을 번복하고 싶어 안달이 난 영국의 모습도 결국은 난민 유입과 일자리 분쟁 등 경제 문제를 포함한 그들의 안보상황에 대한 교육 부재가 불러온 한편의 코미디 아니겠는가? 나와 후손을 위해 대한민국을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우리의 안보 현실에 대한 자각과 시의적절한 교육을 위해 정부는 물론이고 시민 사회가 함께 발 벗고 나서야만할 때이다.

며칠 전 어느 신문의 국제 면에는 1970년대 캄보디아의 급진좌파 무장세력인 크메르 루주(Khmer Rouge)가 저지른 양민학살 실상을 그린 영화, 킬링 필드(Killing Fields)의 실제 주인공 시드니 쉔버그 기자가 82세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영화의 마지막에는 그 유명한 비틀즈의 멤버이자 반전주의자이고 평화주의자였던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이란 노래가 흐른다. 이 노래는 세계의 평화와 인류 공존이라는 이상향을 그린 감성적인 가사로 너무나 유명하다. 그러나 정작 그런 존 레논도 자신의 광팬이 쏜 총탄 4발을 맞고 1980년 12월 8일 절명했으니 이것은 또 무슨 아이러니인가? 평화는 그저 원한다고, 노래 부른다고 오는 것이 아님은 너무 명약관화하다. 북한의 김정은이 대한민국 광팬이 아니라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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