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학 간 교환근무를 마무리하며
정부-대학 간 교환근무를 마무리하며
  • 승인 2016.07.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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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인물
이윤상
대구다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다시 8월이 돌아왔다. 한창 신록이 푸르고 찌는 듯이 더웠던 지난 2015년 8월 초 기관간 교환근무 프로그램을 통해 재직 중이던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를 떠나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 공공판로지원과장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프로그램은 관학협력을 활성화시키 위해 지역 대학과 중소기업청이 인원을 교환, 1년간 근무하는 프로그램이다.

처음 프로그램의 참여를 제안받고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떠돌아다녔다. 과연 공직이란 곳은 어떤 곳일까? 그동안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당시의 결론은 ‘알 수 없다. 일단 부딪쳐보자’는 것이었다. 어느덧 1년이 지난 지금 위 질문들에 대해 나름대로의 답변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공직이란 어떤 곳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생각은 공직은 평범하지만 특수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공직자들도 우리의 형제로, 친구로, 이웃으로 지내는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과거에 공직은 부정적인 부분이 많이 부각됐었고 실제로 뇌물 수뢰, 과잉 권한 행사 등 안 좋은 모습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본 대다수 공직자들은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 그대로였고, 과거 부정적 모습들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또 ‘공적 업무는 특수하지만 특별하지는 않다’는 것이 과거와 많이 바뀐 모습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은 나 자신으로 한정하면 전문성은 일부 부분에서 공헌을 했고, 경험은 전반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기술사관 육성사업, 중소기업 계약학과사업, 특성화고 인력양성 등 인력관련 사업에 있어 현장과 학교의 입장을 반영해 운영하고 제도의 변경을 제안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고, 중립적인 외부 시각을 바탕으로 일부 위원회 운영방식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됐다. 특히 과 직원들과의 관계에 있어 상대적으로 수평적이고 담당자의 권한이 보장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에 도움이 됐고 나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세 번째 질문의 생각은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부 직원 뿐 아니라 타 정부 부처, 유관기관,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 관련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대통령의 전통시장 방문 준비 등 결코 밖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다양하고 재미있는 경험들을 했다. 이러한 것들이 내 삶과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깊게 해 줬다고 생각한다.

반면 개선점은 없을까?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 개방형 공직제도 또는 교환형 근무제도는 한정된 근무시간에 따른 책임감과 공직전문성의 부족 등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새 인력과 시각의 유입, 상호 이해증진을 통해 활력과 아이디어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유지되거나 확대돼야 할 제도라고 생각한다.

둘째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직 공직사회의 경직은 남아있는 것 같다. 회의의 경우도 일방적 지시가 대부분이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 및 교환하는 것은 위도 아래도 익숙치 않다. 이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은 직원을 전적으로 믿어주고 아이디어를 존중해주며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분위기를 위에서부터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누군가 물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그건 그때 가봐야 알겠지요. 하지만 첫 번째 공직 시작 때의 고민보다는 고민이 훨씬 적고 긍정적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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