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스트레스 대응
식물의 스트레스 대응
  • 승인 2016.09.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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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택윤
권택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공학과 농업연구관
동물에게만 스트레스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식물도 적정 환경 범위 밖에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식물은 생존 불가능하다. 식물은 원래태생지의 환경에 잘 적응하여 생명을 보존한다. 예를 들면 고추는 남미 열대고온의 다습한 환경이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다. 벼는 물이 풍성한 동남아의 습지가 그들의 포근한 고향이다. 고추는 추운 겨울에 살아남지 못하고 벼는 가뭄에 치명적인 해를 받는다. 태생지의 환경과 다른 것은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는 심각하다. 식물은 자연환경의 갑작스런 변화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장기 가뭄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가뭄으로 인해 토양은 염류축적이 많아지고 있다. 축적된 토양염류는 식물 생장에 있어서 스트레스 요인 중의 하나이다. 물이 부족하면 식물은 생장에 필요한 광합성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토양의 염류의 축적은 독성을 일으키며 식물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식물은 이들 스트레스에 스스로 저항하기도 하고 피하기도 한다. 가뭄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식물은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리고 물을 더 부지런히 확보한다. 잎과 줄기에 물을 더 많이 저장하여 사용한다. 어떤 경우에는 가뭄시기를 피하여 그들의 삶을 이룬다. 잠깐 비가 오면 그 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이는 일상적인 일로 자연에서 생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식물의 스트레스 내성을 이해하는 데 생명공학기술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스트레스에 노출된 식물은 수천수만 개의 유전자, 단백질과 대사물질을 동시에 동원하여 대응한다. 가뭄이나 해로운 염이 가까이 오면 식물의 뿌리는 신속하게 감지하고 지상부에 위험신호를 전달한다. 마치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비상연락을 하듯이 말이다. 뿌리에 있는 어린 생장점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요인으로부터 멀어지도록 호르몬 작용도 한다. 어린 생명부터 피난을 시키는 것이다. 스트레스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뿌리는 유용한 성분과 해로운 성분을 검문한다. 물론 해로운 염류 성분의 통과를 위해서 비축 에너지를 사용하고, 해로운 염류를 최대한 막아낸다. 더하여 뿌리에 있는 일부 유전자는 적극적으로 내부의 유해한 염류 성분을 밖으로 퍼내기도 한다.

유해한 염류 성분이 용케도 뿌리를 통과했다면 이제는 2차 방어를 한다. 식물은 잎에 있는 기공을 조절하여 줄기로 빨려 들어오는 물과 염류 성분량을 조절한다. 식물의 잎은 생장에 필요한 양식을 만드는 생산기지이다. 생산기지는 생존을 위하여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특히 어린잎은 식물 성장의 미래다. 식물은 유해한 성분을 나이가 많은 잎에 우선 축적한다.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세포 안의 저장기관에 유해한 염류를 가두어 둔다. 전쟁 포로를 분리 수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식물의 삶에 필요한 생산 기지를 지켜낸다.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에는 수많은 유전자가 관여하고 있다.

식물의 스트레스는 인류 식량생산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가뭄으로 동남아시아에서는 벼 생산성이 30~50%정도 감소하고 있다. 이는 벼를 생산하는 농민과 쌀을 먹는 소비자 모두에게 큰 도전이다. 미국의 한 회사는 가뭄의 저항성 유전자를 찾아 옥수수 품종 개량에 활용하였다. 기후변화는 현대인을 위협하고 있다. 스트레스에 강한 유전자의 발견과 활용은 현대인의 식량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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