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문제, 데이터 중심의 과학적 접근으로 혼란 줄여야
녹조문제, 데이터 중심의 과학적 접근으로 혼란 줄여야
  • 승인 2016.09.2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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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태 금오공과대학교 교수
금오공대이원태교수
올해 폭염과 가뭄으로 낙동강의 녹조 발생이 확대되면서 환경부가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최근 거의 매년 조류경보가 발생되는 낙동강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을 것이다. 녹조문제에 대한 걱정과 함께 녹조 발생 원인에 대한 해석을 두고 “최근 이상폭염에 따른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체류시간 증가 때문이다”라는 주장이 서로 맞서면서 해결책 없이 소모적 갈등만을 지속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부는 올해 8월 이후 강우량이 감소하고 높은 수온이 유지되어 녹조 성장 환경이 가속화된 것을 금년 녹조 이상 증식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반해, 환경단체는 예전에 심하지 않았던 녹조가 4대강 사업 이후 부쩍 심해졌으므로 녹조발생 원인은 보의 건설로 인한 체류시간의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녹조와 수질에 관해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양쪽 모두 충분한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 없이 주장만으로 다투고 있다는 것이다. 녹조성장을 예측하는 일반적인 수식에 체류시간에 대한 변수가 없는 것처럼 과학적 연구와 근거가 부족하다. 보가 건설된 4대강 중 한강에서는 낙동강과 달리 조류발생이 심하지 않고, 신곡수중보로 인해 체류시간이 증가하는 행주대교 등 서울 하류의 하천에서도 남조류가 크게 발생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체류시간만으로 조류발생 원인을 추정하는 것이 큰 오류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녹조발생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그에 따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중요한 정책 과정에 전문가들이 판단할 과학적 연구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리고 이러한 연구자료 축적의 중요성이 정쟁과 사회적 이슈에 파묻혀 간과되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녹조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그동안 부족했던 수질 및 조류 관련 조사·관측자료의 축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기온 및 일사량 등의 기상환경, 유속 및 체류시간 등 수체의 물리 환경과 조류발생 간의 연관성 분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강우시 상류유역으로부터 오염물질 유입현황까지 복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자료의 수집 및 축적이 필요하다.

또한 하천의 다양한 조류 종들을 장기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각 종에 대한 성장특성 등에 대한 기초 조사와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관련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대응 연구의 일환으로 녹조관리에 대한 분야도 최근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작년부터 녹조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낙동강 합천창녕보와 영산강 죽산보에 현장 실험시설을 설치하고 조류 성장의 원인을 찾는 정밀 모니터링도 국내 최초로 시행되었다.

한편, 녹조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인공위성, 무인 드론을 활용한 기술 등도 함께 접목하여 다양한 환경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기초 연구와 함께 최근 국내외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빅 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한다면 녹조발생 인과관계의 과학적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환경부는 국가수질측정망운영을 통하여 전국 하천 및 호소에 대한 환경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국토교통부는 다목적댐 및 주요 하천지점의 수위와 유량을, 그리고 기상청은 전국 기상 관측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부처별로 산재된 단편적 환경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녹조 발생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환경요인별 상호 관계 및 발생 지역별 기여도를 제시하고, 이러한 과학적 해석이 국가 물환경 정책에 반영되어 녹조관리 대책이 수립된다면 국민들도 정부의 녹조관리를 보다 신뢰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조류발생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은 조류발생 및 그에 따른 문제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걱정을 해결하는 시작점이다. 단편적 결과만을 놓고 단순한 추정과 소모적 논란을 반복하기 보다는 과학적 접근과 해결책 제시를 통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우리의 소중한 수자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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