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과 ‘드림’
‘올림’과 ‘드림’
  • 승인 2016.10.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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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연
전 계성중학교 교사
오늘날 넘쳐나는 신조어로 인해 우리말이 잘못 쓰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알고 잘못쓰는 경우도 문제이지만, 모르고 잘못쓰는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 중 무의식적으로 잘못쓰는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말 바로알기 교육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말은 생활의 편리를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그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게 되면 말은 그 존재 가치를 잃게 됩니다.

인간을 위해 편리한 말을 제대로 사용할 때 불필요한 오해도 줄일 수 있고, 나아가 국가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잘못알고 태무심히 사용하는 말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올림과 드림’입니다. 올림과 드림은 엄연히 다른 표현인데도 대개가 차이가 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웃어른이나 남에게 편지를 보낼 때 편지를 다 쓰고 자기 이름 밑에 쓰는 말을 상서어(上書語)라고 합니다. 상서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쓰는 말에 ‘올림’이 있습니다. 올림은 순수한 우리말이지만 어원(語源)은 한자어 상(上)에서 온 말입니다. 줄여서 상(上)이라고 하지만 上(상)에 다른 말이 첨가된 여러 가지 상서어가 있습니다. 상서(上書), 배상(拜上), 재배상(再拜上), 상장(上狀), 복배상(伏拜上), 근상(謹上) 등이 있습니다. 답장일 경우는 상답서(上答書)라고 합니다.

물론 上(상) 자(字)가 들어가지 않는 상서어(上書語)도 있습니다. 재배(再拜), 곡배(哭拜), 읍배(揖拜),읍례(揖禮), 경배(敬拜), 돈(頓), 돈수(頓首), 돈수재배(頓首再拜) 등이 있습니다. 이들 말에도 물론 상(上) 자(字)를 붙일 수 있습니다.

돈(頓)은 꾸벅하는 가벼운 절이고, 돈수(頓首)는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하는 것이며, 머리가 땅에 닿도록 두 번 절하면 돈수재배(頓首再拜)입니다. 돈수재배(頓首再拜)도 매우 높이는 상서어(上書語)인데 돈수재배상(頓首再拜上)이라고 하면 최상으로 높이는 상서어가 됩니다.

그런데 요즘 ‘드림’이라는 상서어(上書語)를 자주 봅니다. ‘드림’은 한자어 ‘정(呈)에서 온 말인데, 편지를 보낸다는 말은 ‘올림(上)’이고 ‘드림(呈)’이 아닙니다.

‘드림(呈)’은 물건을 줄 때 쓰는 말입니다. ‘문안드리다’, ‘인사드리다’라고 할 때의 ‘드리다’는 ‘정(呈): 드릴(정)’과 무관한 우리 고유어입니다. ‘상(上)’ 또는 ‘올림’은 같은 뜻이지만 ‘올림’이 더 정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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