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도 마이너리그가 있다
대선에도 마이너리그가 있다
  • 승인 2017.03.0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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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빠르면 5월에 대선이 실시될 것이고 늦어도 12월에는 하늘이 두 조각이 나더라도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헌법재판소는 2개월여에 걸친 심리를 통해 변론을 마감하고 평의에 들어갔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3월13일 퇴임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평의가 늦춰지면 9명 정원이 해야 할 재판이 7명으로 진행되는 오류가 발생한다. 이미 박한철 헌재소장은 퇴임했다. 탄핵기각을 원하는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6명이상이 탄핵인용에 찬성하는 구도를 허물어 버릴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헌재는 이정미 권한대행 퇴임 전 평의를 마침으로서 퇴임 후 선고를 하더라도 탄핵평의는 유효하기 때문에 변론재개 요청을 기각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탄핵을 둘러싼 국민여론도 완전히 두 갈레로 나눠졌다. 촛불집회로 탄핵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1천만 명 이상이 동원되었다고 대규모 집회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에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측에서는 3월1일 단 하루만도 5백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하는 등 숫자놀음에 열성을 쏟는다.

숫자의 규모가 국민의 뜻과 정확히 일치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거에 있었던 광우병집회나 세월호집회 등에서 보였던 폭력시위가 사라진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지만 양쪽 모두 탄핵문제가 결정된 다음 일어날 사태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협박 공갈을 내비치고 있어 크게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 포문은 맨 처음 문재인이 열었다. “탄핵안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난다.”는 발언이다. 대선후보 중에서 여론조사 1위라는 사람의 발언치고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망언이다. 이에 맞서 “탄핵안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흐른다.”고 한 것은 변호사 김평우의 독설이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못한 국정농단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만 국회 탄핵안이 헌재심리로 넘어간 이상 그들의 결정을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법치국가의 국민이 지켜야 할 도리다.

탄핵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5월 대선을 겨냥한 후보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각 언론사에서는 경쟁적으로 여론조사를 통하여 후보들의 순위를 매긴다. 전화 응답률이 겨우 15%대에 머물고 있어 여론조사의 신뢰성은 형편없이 떨어지지만 국민들은 믿지 못하면서도 여론조사라는 마귀에 홀려있다. 과거 대선과 총선에서 여론조사는 크게 틀렸다. 미국에서도 지난번 대선에서 힐러리의 완승으로 조사가 나왔으나 트럼프 당선으로 귀결되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우리나라 역시 이회창의 대세론이 김대중과 노무현에 의해서 무참하게 꺾였던 맹점이 있지만 달리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현재로서는 없다. 아직까지 여론조사 1위는 문재인이며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사람이 안희정이다. 안철수 이재명 손학규 등이 엎치락 뒷치락한다.

스포츠에도 마이너리그가 있듯이 이들 역시 주목을 받진 못하고 있지만 실력과 능력을 갖춘 분들이다. 다만 조직과 자금에서 뒤처져 있을 뿐이다. 그 중에서도 장기표는 부패청산의 기수다. 웬만한 정치인보다도 지명도가 높은 민주화운동의 선봉장으로 오랜 옥고를 치렀다. 이번에도 썩어빠진 정치를 쇄신할 각오로 광주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뒤를 이어 박판석이 자유한국당에서 포효했다. 그는 독도를 지키고 대마도를 찾아와야 한다는 소신으로 동경 일본외무성 앞에서 3일동안 단식을 단행한 민족적 긍지를 내세운 것으로 매스컴을 탔다. 전남 화순에서 몸을 일으켰지만 경북 영일에서 태어난 그가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인지 주목된다. 대통령은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것은 중도적 정치 감각을 소유해야만 된다. 일시적인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신념과 소신을 가지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원칙을 굳세게 지킬 수 있으면 그는 대통령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위난에 빠진 현실을 직시하고 냉철하게 앞을 내다보는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만 나라가 융성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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