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과정에서 낙마한 사람들
청문과정에서 낙마한 사람들
  • 승인 2017.05.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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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인사청문회 계절이 돌아왔다. 청문회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인사청문회와 부정비리 청문회다.

우리나라 국회에서 정식으로 청문회를 제도화한 것은 5공 비리를 파헤치면서다.

전두환 노태우를 비롯한 5공 인사들의 반란혐의와 부정비리를 도마에 올렸다. 정주영 등 재벌총수들이 줄줄이 불려나왔다.

이 청문회를 통해 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사람이 노무현이다. 초선 국회의원이었지만 변호사로 갈고 닦은 신문방법을 활용하여 답변자를 꼼짝 못하게 다그치는 수법은 국민들의 환호를 받았으며 그 명성이 바탕이 돼 나중에는 대통령까지 꿰차는 영웅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그 뒤 총리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이 지명되면 반드시 청문회를 거치게 됐으며 그 중에서도 국무총리, 감사원장, 헌법재판소장 등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마친 후 ‘인준’절차를 밟도록 되었다. 장관급에 대해서는 인준이 아닌 ‘보고서 채택’으로 되어있어 국회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맘만 먹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다. 이번에는 문재인정부가 새로 출범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위공직자가 바뀐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집중시키는 직책은 누가 뭐라고 해도 국무총리다.

문재인정부 첫 번째 국무총리로 전남지사 이낙연이 지명되어 청문회를 마쳤다. 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껄끄러운 문제점이 노정되어 왈가왈부하고 있어 인준여부는 미정이다. 아무튼 청문회에 등판하면 발가락 사이에 낀 때까지도 불거질 정도로 사생활과 가정 내면까지 발가벗겨진다. 이것이 싫은 사람은 처음부터 손사래를 치며 거부해야만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대부분의 인사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덥석 문다.

독립운동가요 고려대총장을 역임한 김준엽선생을 총리로 모시려했다는 풍문이 떠돌아 필자가 직접 물어봤다. 그는 웃지도 않고 한마디로 “그런 일 없다”고 내쳤다. 이게 인격이다.

역대정권 하에서 수많은 인사들이 영광스런 지명을 받았다가 청문과정에서 낙마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모두 출중한 능력과 인격을 갖췄다고 알려졌지만 막상 지명이 되니까 온갖 비리가 터져 나왔다. 노무현정부에서 감사원장으로 지명된 윤성식은 코드인사의 대표적 사례로 논란을 일으키다가 하차했으며 헌법재판소장 전효숙은 임기6년을 보장해주려고 멀쩡한 헌법재판관 사표를 내게 하고 지명을 받는 통에 ‘소장은 재판관 중에서 임명한다.’는 법 규정에 위반되어 오랜 시비 끝에 낙루를 뿌려야 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국무총리만 무려 3명이나 주저앉았다. 김용준은 부동산과 편법증여, 안대희는 전관예우 고액수임, 문창극은 김대중 노무현에 대한 비하발언 등이 논란을 일으키며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앉아보지도 못한다. 헌법재판소장은 위장전입, 미래창조과학부 김종훈은 미국국적논란, 국방부 김병관은 부동산과 편법증여, 공정거래위원장 한만수는 탈세와 논문중복게재, 교육부 김명수는 논문표절과 연구비유용, 문체부 정성근은 음주운전 등의 이유로 물러나야 했다.

이들이 국정을 수행했다면 잘 할 수 있었겠지만 높은 지위일수록 그에 걸맞은 도덕성은 사회적 약속이다. 이를 어긴 인사들이 기용된다면 국민총화는 물 건너간다. ‘빵 한 조각과 닭 한 마리’는 장발장을 생각나게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깨끗하고 공정한 인사원칙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아야 성공한다.

작은 비리 큰 비리를 따로 구별하면 안 된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이 된다고 하지 않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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