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전화해서 물어 볼까?”
“112에 전화해서 물어 볼까?”
  • 승인 2015.04.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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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미화 대구 강북경
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찰관 가족
며칠 전 친구와 점심약속이 있어 집 근처 한 식당에 갔다. 식사를 마칠 무렵 뒤쪽에서 난데없이 “112에 전화해서 물어 볼까?” 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봤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이 경찰관인 데다 112에 근무하는지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저절로 고개가 돌아간 것이다. 거기엔 평범한 남자 두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점심 자리인 데도 불구하고 테이블 위엔 소주 2병이 비워져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둘이서 소주 두 병 나눠 마셨으니 한 사람당 한 병밖에 마시지 않았는데 이 정도로는 차를 운전을 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은 안 된다고 했고, 이내 “된다” “안 된다”가 오가길 수 차례 반복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한 사람이 “112에 전화해서 물어 볼까?”란 말을 한 것이다.

한 사람당 소주 한 병씩 마셨다면 누가 봐도 운전을 해서는 안 될 상황일 뿐만 아니라 112에 물어볼 가치도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알고 있는 112는 술 취한 사람들의 주사를 듣고 있을 한가로운 곳이 아니다. 일분 일초를 소중하게 다루는 곳으로 알고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 ‘골든타임’에 관한 단어를 자주 접한다. 골든타임은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 금쪽같은 시간을 말한다. 112는 이런 골든타임을 관리하는 곳이다.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생명이다. 이 때문에 112신고는 정말 급하고 꼭 필요한 사람만 이용해야 함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때는 용기가 없어 말 하진 못했지만 그 사람들에게 이 말만은 꼭 하고 싶다.“아무생각 없이 누른 112, 그 통화 때문에 한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워 질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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