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28일 수요일    단기 4350년 음력 5월5일(丙戌)
  • 너의 모습
    산이 가까워질수록 산을 모르겠다 네가 가까워질수록 너를 모르겠다 멀리 있어야 산의 모습이 또렷하고 떠나고 나서야 네 모습이 또렷하니 어쩌란 말이냐, 이미 지나쳐 온 길인데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먼..
    01-09 21:58
  • 겨울 햇살
    시든 들풀 사이로 흐르던 한줌 냇물도 얼어붙은 三冬 흩어져 떠돌던 마른 풀잎마저 잠들어 버렸는데 하얗게 얼어 버린 내 가슴 속을 쓰러지듯 안기어 오는 이 여린 햇살을 어찌 거둘까? ◇황영숙=1990..
    01-08 21:25
  • 아름다운 아침
    찬바람이 날을 세우는 이른 아침 방금 목욕을 마친 두 할머니가 힘겹게 목욕탕 문을 밀치며 나온다 두 분 중 연세가 조금 덜 들어 보이는 할머니가 허리춤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어디..
    01-05 21:54
  • 아버지의 등
    아버지의 등에서는 늘 땀내가 났다 내가 아플 때도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지만 아버지는 울지 않고 등에서는 땀 냄새만 났다 나는 이제야 알았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아버지는..
    01-04 21:43
  • 새 달력에 못질을 하며
    귀밑머리 스쳐 하이얀 강물로 흐르는 바람소리 내 몫의 나이테를 감돌아 하염없이 세월을 실어 나른다 갈대꽃 뾰얗게 흩어지는 허무 또는 환희의 언덕에서 또 하나 새 달력에 탕탕 못질을 하며 세월도 함께..
    01-03 21:55
  • 문을 열면 어떤 길이 어떤 어두운 밝음이 어떤 미로가 나를 이끌 것인가 나는 내다본다 속에서 어둠의 뇌성은 치고 나가고 싶다 초록의 문을 열고 싶다 나는 또 나가고 싶잖은 마음이 인다 또는 잠시 나..
    01-02 21:40
  • 새가 되고 싶은 나
    꽃이 새가 될 수 있다면 나무가 새가 될 수 있다면 돌멩이가 새가 될 수 있다면 땅따먹힌 땅이 새가 될 수 있다면 검은 비닐이 새가 될 수 있다면 오색 풍선이 새가 될 수 있다면 구름이 새가 될 수..
    01-01 20:47
  • 아래만 바라보아도 바다까지 이른다. ◇문무학(文武鶴)=1949년 경북 출생  1982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  1988년 시조문학문학평론 추천  문학박사  시조집   현대시조문학상 대..
    12-29 18:34
  • 따뜻한 종이컵
    종이컵이 따뜻하다. 공원 한 귀퉁이에 허름한 중년처럼 앉아 있는 자판기. 커피 한 잔 뽑아 마시다가, 문득 객쩍은 생각을 해본다. 짚둥우리 속에서 막 꺼낸 달걀은 암탉의 항문으로 나온 게 안 믿어..
    12-28 21:43
  • 꽃나무
    꽃나무를 본다 잎은 따가운 햇살 바늘을 초록 손바닥으로 받으며 견디고 가지는 겨울 삭풍을 앙상한 온몸으로 아우성치며 견디었다 뿌리는 또 어떠한가 늘 캄캄한 땅속에 갇혀 있으면서도 단 한 번 자신의..
    12-27 21:52
  • 그 사람의 말
    그 사람의 말에는 늘 여지가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깊숙이 끌어안는 여유와 부드럽고 넉넉한 여백, 어떤 대상이든 결코 혼자 차지하지는 않는다. 자신만의 어법으로 자기화 하면서도 언제나 그 누구와도..
    12-26 21:50
  • 이런 택배가 있었다
    참기름 한 병, 고춧가루 한 봉지, 볶은 땅콩, 튀긴 검정콩, 무말랭이 한 봉지 그리고 작은 스티로폼 박스 하나 주방에 펼쳐진 택배의 목록이다 먹을 것들을 주욱 펼쳐놓고 생각한다 여든을 바라보는 외..
    12-25 22:01
  • 야이 새끼야
    중증 소아마비 걸음 불안한 아버지와 얼굴 꼭 빼닮은 다섯 살 아들이 냉천 둑에서 놀고 있다 카메라를 든 아버지는 연신 아들에게 둑 가까이는 못 가게 한다 너 거기서 떨어지면 아무도 구해줄 수 없다고..
    12-22 21:38
  • 저 산 넘어
    저 산 넘어에는 무엇이 있길래늘 아버지는 저 산 바라보시며 담배를 피웠을까 이따금 술 드실 때도 고추나 멸치보다 저 산을 더 많이 씹으시며 한 병 다 비우셨다늘 궁금하여 고향 가는 길에 산 주위를..
    12-21 21:44
  • 풍경이 흔들린다
    어금니 하나를 빼고 나서 그 낯선 자리 때문에 여러 번 혀를 깨물곤 했다 외줄 타는 이가 부채 하나로 허공을 세우는 건 공기를 미세하게 나누기 때문, 균형을 깨지기 위해 있는 거라지만 그건 농담일..
    12-20 21:56
  • 그리움 지우기
    그리우면 길을 나서라 그리움에 삶이 허망하고 그리움이 애절하여 밤새 잠 못들 때 신 새벽에 행장 꾸러 길을 나서라 등짐 가득히 그리운 사람들을 꼬옥꼬옥 챙겨 넣고 먼 길을 나서라 인절미 같이 늘어진..
    12-19 21:48
  • 석유 냄새 때문에
    오래된 난로 피울 때 진동하는 석유 냄새가 오히려 사람들을 붙들어 놓고 있다 처음에는 냄새를 밀어내려 문을 열기도 하고 심지를 올렸다 내렸다 해보지만 석유 냄새는 추위와 추위를 못 견디는 사람 사이..
    12-18 21:42
  • 막창 속 삶이 황혼처럼
    펑크난 양말 밖으로 발가락 2호 3호가 쏘옥 발톱까지 나란히 달고 나타난다 어쩌지, 읽어야할 시 한 편보다 더 물색없는 핑크 발가락들! 순간 발갛게 달아오르는 얼굴과 문장들 불은 국수처럼 행간도 구..
    12-15 21:40
  • 여기에 우리 머물며
    풀꽃만큼 제 하루를 사랑하는 것은 없다 얼만큼 그리움에 목말랐으면 한 번 부를 때마다 한 송이 꽃이 필까 한 송이 꽃이 피어 들판의 주인이 될까 어디에 닿아도 푸른 물이 드는 나무의 생애처럼 아무리..
    12-14 21:43
  • 꽃피는 지하철역
    지하철역 이름이 꽃 이름이면 좋겠어 목련역, 개나리역, 진달래역, 라일락역, 들국화역… 꽃 이름을 붙이면 지하철역이 꽃밭 같을 거야. ‘친구야, 오늘 민들레역에서 만날래?’ 이 한마디로도 친구와 난..
    12-1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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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경주관광해변가요축제
2016포항해변전국가요제
<이명철 교수의 맛기행>
 월남쌈 전문점 '쌈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