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비닐봉지
검정 비닐봉지
  • 승인 2016.05.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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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시인

여전히 뒹굴고 있는가

빗장 걸 듯 묶었지만

마음의 끝을 찾아 부려놓으면

그리움의 입구부터 어두워

감추어 두었던 단 하나

아련함으로 더듬는 속내

금 그어진 경계 속에

기억을 접었던 마음은 없어

언제나 설레어

종일 설레어

한껏 부풀어 오른 내가 무서워

참고 참아 잔뜩 부풀어 오른 슬픔

눈시울을 누르듯 부려놓으면

나 버려진 것 같아

바람은 또 어디론가로 끌고 다니고

달빛이 넌출 대는 밤

지독한 어둠만이 엉켜 붙어

나 어느 모퉁이에서 운다네

썩지 않을 어둠으로

▷▶박현숙 1964년 경남마산출생 낮은 시 동인.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 현) 한시문협 청백리문학 연구위원.

<해설> 한번쯤은 요긴하게 써 먹었을 물건이다. 하지만 그 뿐이다. 그리 귀하지 않은 하찮은 것이라, 이리 저리 뒹굴어 다닌들 어느 하나 관심 두지 않는다. 이 황량한 세상 어느 누구도 관심두지 않는다면 존재의 가치조차 없을 것이다. -김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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