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뒹굴고 있는가
빗장 걸 듯 묶었지만
마음의 끝을 찾아 부려놓으면
그리움의 입구부터 어두워
감추어 두었던 단 하나
아련함으로 더듬는 속내
금 그어진 경계 속에
기억을 접었던 마음은 없어
언제나 설레어
종일 설레어
한껏 부풀어 오른 내가 무서워
참고 참아 잔뜩 부풀어 오른 슬픔
눈시울을 누르듯 부려놓으면
나 버려진 것 같아
바람은 또 어디론가로 끌고 다니고
달빛이 넌출 대는 밤
지독한 어둠만이 엉켜 붙어
나 어느 모퉁이에서 운다네
썩지 않을 어둠으로
▷▶박현숙 1964년 경남마산출생 낮은 시 동인.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 현) 한시문협 청백리문학 연구위원.
<해설> 한번쯤은 요긴하게 써 먹었을 물건이다. 하지만 그 뿐이다. 그리 귀하지 않은 하찮은 것이라, 이리 저리 뒹굴어 다닌들 어느 하나 관심 두지 않는다. 이 황량한 세상 어느 누구도 관심두지 않는다면 존재의 가치조차 없을 것이다. -김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