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 새벽이 일어나는
소리 없이 잠을 깬다
이슬 한 방울 생명수로
스스로 태동하는 삶의 힘겨움이 가엽다
하루해가 아쉬워
온 종일 이를 깨물며 향기를 뿜어내던 그 오기도
세월의 벽 앞에 허무 없이 무너지고
석양의 아름다움은 두려운 그림자일 뿐
오직 푸른 잎새 남기고 가는 발자취가 아쉬워라
고귀한 청춘의 아름다움도
백설이 난무한 머리위로
허무하게 무너져가고
생을 마감하는 시간들은 어찌 이리도 짧던고
보아라
교만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계급도 없는 삶을 살다가 가는
지는 봄꽃의 향연들을
난마의 세월을 아쉬워하는
우리들을 비웃고 있다
▷▶안종준 아호: 봉민 1959년 마산生, 시민문학 문학연구위원역임.現) 낙동강문학 주필, 현) 한국시민문학협회 자문위원, 시집: 「새벽동이 트기전에」「그대 가슴속 -꽃으로 피어」「등불」
<해설> 봄꽃은 대개 일주일을 넘기지 못한다. 그만큼 그들의 운명은 강렬하다 못해 처절하다. 하지만 그들이 그 짧은 시간에서도 얻을 것을 모두 얻고, 지킬 것은 모두 지켜내니 세상 그처럼 깨끗한 종말도 없는 듯하다. -김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