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묘
가을 소묘
  • 승인 2016.06.09 21: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인태
김인태시인


토담 끝자락 서 있는 오동나무 잎 떨어지는 길 따라

아직도 따가운 햇볕에 머리 숙인 해바라기는 꾸뻑 졸고

저녁 소슬바람 반소매 끝 시려 오는 계절

이. 가을이다,



가을비 내린 후 변신의 초조한 빛

노랗다 못해 붉게 타는 산이 있어

이. 가을이 좋다.



굴참나무 파르르 떨고 있는 잎을 보며

소식 뜸했던 친구와 유년의 꽃 도란도란 피우고 싶은 계절 바로

이. 가을이다.



바람 소리 죽여 가며 떨어지는 낙엽소리도.

시냇가 스치는 맑은 물소리도. 찾아드는 겨울 철새 울음소리도.

이. 가을에 듣는다,



휙 떨어지는 별똥별. 잔존해있는 날벌레 찾아드는 전등불 아래

끈적끈적 다리 긁으며 그래도 한 권의 책 속에 파묻혀

삶을 손끝에 올려보는 애잔한

이. 가을이다,



바람. 낙엽. 단풍. 이별. 이 가을을 접어두고 무슨 의미 있을까.

깊어가는 가을 짜릿한 고독이 내 가슴에 엄습해 오고

시간은 깊은 가을 밤 속으로 묻혀간다.

가을의 진정한 계절은 시인이며. 향수를 느끼며 생각하는 계절

이. 가을이다.

▷▶김인태 아호:동백 경남함안産,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사)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사)윤동주선양회 회원, 부산 문인협회원. 해운대문인협회 이사시집-<들꽃 함부로 꺾지 마라>, 국제펜클럽한국본부-타고르 (현대 시 부문) 최우수상

<해설>가을을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시인이다. 그리고 가을을

가장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 이는 생을 충분히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가을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그것이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 때문일 것이다.

-김연창 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