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담 끝자락 서 있는 오동나무 잎 떨어지는 길 따라
아직도 따가운 햇볕에 머리 숙인 해바라기는 꾸뻑 졸고
저녁 소슬바람 반소매 끝 시려 오는 계절
이. 가을이다,
가을비 내린 후 변신의 초조한 빛
노랗다 못해 붉게 타는 산이 있어
이. 가을이 좋다.
굴참나무 파르르 떨고 있는 잎을 보며
소식 뜸했던 친구와 유년의 꽃 도란도란 피우고 싶은 계절 바로
이. 가을이다.
바람 소리 죽여 가며 떨어지는 낙엽소리도.
시냇가 스치는 맑은 물소리도. 찾아드는 겨울 철새 울음소리도.
이. 가을에 듣는다,
휙 떨어지는 별똥별. 잔존해있는 날벌레 찾아드는 전등불 아래
끈적끈적 다리 긁으며 그래도 한 권의 책 속에 파묻혀
삶을 손끝에 올려보는 애잔한
이. 가을이다,
바람. 낙엽. 단풍. 이별. 이 가을을 접어두고 무슨 의미 있을까.
깊어가는 가을 짜릿한 고독이 내 가슴에 엄습해 오고
시간은 깊은 가을 밤 속으로 묻혀간다.
가을의 진정한 계절은 시인이며. 향수를 느끼며 생각하는 계절
이. 가을이다.
▷▶김인태 아호:동백 경남함안産,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사)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사)윤동주선양회 회원, 부산 문인협회원. 해운대문인협회 이사시집-<들꽃 함부로 꺾지 마라>, 국제펜클럽한국본부-타고르 (현대 시 부문) 최우수상
<해설>가을을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시인이다. 그리고 가을을
가장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 이는 생을 충분히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가을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그것이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 때문일 것이다.
-김연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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