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웃음이 배실 거리며 흩어진다.
허 한 몸뚱이에 이 빠진 칼 하나
날마다 갈아내도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베어 내지 못했다.
하늘의 슬픔이 내리던 날
비 인양 또 다른 이 빠진 칼 하나가
가슴속으로 뚝 파고든다.
피고름 엉기어 처절한 아픔이어도
파내지 않으리니
아무 쓸모도 없는 칼날, 허 한 내 몸뚱이
모두 어울러져도 세상은 그저 무탈하던 걸
세월은 가고 인생은 스러지고
삵괭이처럼 변해 가는 모습에
헛웃음이 배실 거리며 바닥으로 깔린다.
▷▶이현숙 낙동강문학 시부문 신인상 수상. 시민문학 작품등재.
물결문학회 회원, 한국시민문학협회 정회원.
<해설> 세상은 험난한 삶의 연속이다. 살다보니 어느 틈엔가 이끼가 끼고 때로는 흉측한 모습으로 자아를 발견한다.미시적인 세계에 숲을 잘 헤아려 본다면 새봄 새순을 얻으리라 짐작한다.
-안종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