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마디를 챙기러 간다
호박도 마디에 열렸고
오이도 마디에 열렸고
가지와 수박도 마디에 열렸다
고구마는 땅 속에서 마디에 뿌리를 내렸고
구름은 하늘의 마디에 걸렸다가
비와 눈 이슬이 되어 지상에 내려온다
산소는 공중의 마디에 떴다가
누구든지 아니 모든 것들에게 후후 불러준다
나는 요즘
나의 마디인 이모를 잃어가고 있다
이모는 산소를 마시기를 무척 힘겨워한다
이모는 내 양쪽 어깨의 마디만 될 뿐 아니고
팔꿈치 마디이기도 하다
텃밭에서 마디에 열린 열매를 따러하자
내 마디인 이모가 떨어질 것 같아
그냥 그대로 두었다
▷▶안미자 1952년 경남 함안생, 현재 김해시에서 詩作활동중
경남일보에 작품을 발표함으로서 문학활동 시작함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 現)한국시민문학협회 자문위원
09년 천강문학상 수상, 시집: 불륜(낙동강문학사刊)외 1권
<해설> 어딘가에 매달려 있지만 그것을 달고 있는 것이 마디였다니, 시인의 또 다른 시각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지탱해주는 그 무엇을 잡고 있다가 놓았을 때 마디가 끊어질 듯한 아픔. 붙들고 있던 생명력이 아닐까. -김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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