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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숨을 의식하지 않고 내쉬다가
거미줄을 본다
숨결에 흔들리는 가느다랗고 진득한
먹잇감을 싸매는 거미의 뒤꽁무니
부지런함을 본다
호기심이 생긴다
들이마시고 내시고를 반복하다가
거세게 내뱉는다, 호흡을!
쪼르르 창의 끄트머리에 머리를 콕 박고
입을 오물거리는 녀석
툭! 떨어지고야 마는데
아침에 본 거미는 죽이는 게 아니라며
사람은 덥석 녀석을 잡아 손바닥을 폈다
바람만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고
천장에 있는 거미줄이 시야에 들어왔다
세상에 거미는 한둘이 아니다
또 다른 거미가 쳐놓은 것일 거다
곤두박질 친 거미는 벽을 타고 오르고
숨 고를 틈도 없이 안전지대로 간다
사람은 창가에 매달린 채로
음식을 장만할 어머니를 떠올렸다
끈끈하고 허연 거미줄 같은 죽을 끓일
어이쿠! 엄마가 날 부른다!
▷▶이재안 1979년 부산 출생. 낙동강문학 신인상. 시인부락 동호회 회원
한국시민문학협회 정회원, 현재 통영시청 근무중.
<해설> 이른 아침, 창가에 거미 녀석이 부지런히 먹잇감을 똘똘 싸매고 있다. 장난기가 발동해서 녀석을 좀 괴롭혔는데, 그 녀석의 삶도 사람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자기 새끼가 있을 거고, 가족도 있을 거고. 아침마다 밥을 짓는 어머니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김인강-
사람은 숨을 의식하지 않고 내쉬다가
거미줄을 본다
숨결에 흔들리는 가느다랗고 진득한
먹잇감을 싸매는 거미의 뒤꽁무니
부지런함을 본다
호기심이 생긴다
들이마시고 내시고를 반복하다가
거세게 내뱉는다, 호흡을!
쪼르르 창의 끄트머리에 머리를 콕 박고
입을 오물거리는 녀석
툭! 떨어지고야 마는데
아침에 본 거미는 죽이는 게 아니라며
사람은 덥석 녀석을 잡아 손바닥을 폈다
바람만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고
천장에 있는 거미줄이 시야에 들어왔다
세상에 거미는 한둘이 아니다
또 다른 거미가 쳐놓은 것일 거다
곤두박질 친 거미는 벽을 타고 오르고
숨 고를 틈도 없이 안전지대로 간다
사람은 창가에 매달린 채로
음식을 장만할 어머니를 떠올렸다
끈끈하고 허연 거미줄 같은 죽을 끓일
어이쿠! 엄마가 날 부른다!
▷▶이재안 1979년 부산 출생. 낙동강문학 신인상. 시인부락 동호회 회원
한국시민문학협회 정회원, 현재 통영시청 근무중.
<해설> 이른 아침, 창가에 거미 녀석이 부지런히 먹잇감을 똘똘 싸매고 있다. 장난기가 발동해서 녀석을 좀 괴롭혔는데, 그 녀석의 삶도 사람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자기 새끼가 있을 거고, 가족도 있을 거고. 아침마다 밥을 짓는 어머니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김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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