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른다
내 즐거움이 남의 괴로움이 된다는
그 사실
그대가 꺾은 한 송이 장미
그대만의 아름다움이 아니다
누군가의 슬픔을 인도하는 전주곡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선율이 아니다
가슴 치면 통곡하는 사람들이
그림자처럼 늘어져 있다
뒤척이는 괴로움이
우리들의 앞에 있다는
그 사실
사람들은 모른다
그대의 눈짓이 누군가를 울리고
그대의 한마디가 칼이 되어
누군가의 가슴을 찌른다는 것
그대의 다정한 말 한마디 살이 되고
그대의 진실이 뿌리가 되어
저 나무처럼 튼실한 사랑
그리하여 나는
달콤한 그대의 과즙에
한평생 마음 놓겠어
▷▶제왕국 1957년 경남 통영 産
현 수향수필문학회 회장, 한국문인협회회원
현 한국시민문학협회 자문위원
시집: 나의 빛깔
<해설> 사랑의 필요조건은 독점이다. 내가 독점함으로서 타인의 관심을 단절하고자 한다. 또한 사랑은 지독한 집착이다. 그 사랑이 모두 나를 향하고 있다고 느낄 때야 비로소 행복하다. 본능이다.
-김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