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念이란 칼날앞에
理念이란 칼날앞에
  • 승인 2016.08.2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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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시인


양귀비가

언제 내 연인이 였던 때가 있었던가

대원군이 언제 나에게 난을 쳐주며 나라 걱정하라 했던가

김 구 선생이

언제 나에게 총을 주며 왜놈 군인을 죽이라 했던가

회상은 언제나 회한으로 남고

푸르고 푸른 녹음과 질식할 역사도

단풍으로 물들어 강물로 수 놓으며 흘러갔는데

나와 너의 미래는

이정표 없는 달그림자의 가는 길을 보며

민족애 조국애를 부르짖었다

한때는

앵겔스와 맑스에게 취하고 취해서 밤잠 설치고

한때는

보수다 진보에 취해서 물구나무도 서 보았었지

그러나 황홀한 요지경 속을 어찌하랴

우리의 사랑은 가변하는 번뇌를 삼키며

굶는 것과 자유의 애증으로 파도치는데

잊자 잊자

잊어라 잊어라 이념의 갈등을

감정의 순화는 너도 옳고 너무나 정의로우니

양보와 이해 속에 사랑의 미덕만이

우리 민족의 나아길 길이니

부탁하노니 통일의 그날까지

정치가여 식자들이여 권력 앞의 꼭두각시들이여

이념이란 단어를 잊어 버리고

막걸리에 막소주잔을 마시며 노숙자의 애환과

동대문 남대문시장에서 순대국 맛에 섞여보고

북녘 땅 민초들의 가슴에 꽃을 피게하고

백두 대간의 활화산처럼 응어리지는 웃음소리

이름 모를 새 떼 되어 훨훨 날아

오대양 육대주에 무궁화 꽃씨를 뿌려 주려므나
▷▶이유식 경북 봉화에서 출생

캐나다 한인총연합회 회장, 캐나다 중앙일보 논설위원

전 캘거리 문인협회 창립 7년간 회장 현 명예회장

캐나다 교민선정 문화 예술 공로상
<해설> 인종보다, 종교보다, 사랑보다 더 강력하게 집단을 결속시키는 것은 이념이다. 이념은 민족도 갈라 놓았다. 이념은 숱한 장기수를 수십년 가두었었다. 그 강력한 이념은 결코 민중을 풍요하게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버리자는 것이다. 잊자는 것이다. -김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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