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 건조증
안구 건조증
  • 승인 2016.08.30 21: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선미 시인



그 남자는 비가 오면 밖으로 튕겨져 나간다 그리고 비를 향해 얼굴을 그대로 내어준다 사람들은 그를 낭만적이라고들 한다 혹은 미친 게 분명하다고도 말한다



어느 누구도 그것을 확인하거나 궁금해 하지는 않는다 다만 신기하게 재미있게 쳐다볼 뿐이다 하지만 남자에겐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뛰쳐나가도록 하는 이유가



불덩어리 같은 격한 울음이 불안하게 매달릴 때 알았다 밖으로 터져 나올 수 없는 울음이란 걸



삼키고 삼켰다가 다져지고 다져진 울음이 벌겋게 안구까지 덮어오고 더 이상 눈물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남자는 눈물과 닮아있는 비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한선미 1974년 경남 마산 출생

낮은 시 동인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

현) 시민문학 연구위원

현재 창원에서 詩作활동중
<해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슬피 울던 장면이 생각난다. 조용히 어깨를 들썩이는 사내 옆 창문에 비가 뿌려지고 있었다. 유리창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 클로즈업 된다. 그 비는 이내 사내의 눈물로 연상되었다. 비는 눈물을 위장할 수 있는 좋은 은신처다. 그래서 남자는 비를 좋아하고 기다리는 것일까? -김연창-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