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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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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미 시인


조계산

두 팔 벌려 끌어안은 자락 자락에

연 꽃잎처럼 펼쳐진 암자 기슭.

펑펑 솟는 새 암은

산란을 유혹하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골짜기 따라 내려가고

핏줄은 거슬러 머리로 올라온다

너와 지붕 납짝 엎드려

해탈을 꿈꾸던 날

헐떡거리는 봄이 어지러웠을레라

눈앞에 닥아 오는 제 그림자에도 놀라 쓰러질 일이라

심중에 든 골바람에 열병 얻었음이여라

날 새울 녘 뜬 달도 한가로워 서러웠을레라

연좌에 부처

홀로 서방정토 원행한지 오래고

홍 가사 제 설음처럼

피울음 토해서 법당 안에 엎드린 체

일어설 수 없는 무릎을 덥는다.

조계산이 탄다.

부처가 탄다.

가슴이 탄다.

소복이 탄다
▷▶이름 곽노미, 필명 미림 1958년 강원도 출생

낙동강문학 등재작가

한국시민문학협회 호남지부장 역임

광주 무등시 낭송회장 역임

현) 낙동강문학 문학연구위원
<해설> 시인의 언어가 과격하다. 수줍듯 조금 붉어 진 것이 모두 탄다고 한다. 조계산 산자락에 붉은 물이 든다고 부처가, 가슴이 소복이 탄다하니, 붉디 붉에 타는 것은 바로 시인의 시심이라. 실은 깨달음의 과정이 그럴 것이다. -김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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