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방에는
헷세의 문장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윤기나는 거울 속에서
단풍 빛 수채화가 흐른다
골 패인 주름사이로 스킨로션 채우면
에센서 영양크림 지친 듯 허물어지고
거무죽죽한 세월 가리지 못한 얼굴엔
썬 크림이면 그만이다
트위케익 두텁게 얹어
흐드르진 속살에 불그레 꽃물을 들이고
깊은 숨 들이쉬고
아이라인 그어지면
눈빛 젖은 마스카라 살포시 세워본다
두터운 꽃잎가로 라인 펜슬 지나갈 때
여자의 G-스폿이 달아오른다
선홍빛 립스틱 주-욱 긋고
잎술 두어 번 포개면 그만이다
여자의 사랑이 성형되고
나르찌스의 지성이 부끄러운 듯 안겨온다
아
가을의 오르가즘
▷▶김명우 1963년 경북김천 출생
참글노동문학회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
현) 한시문협 청백리문학 연구위원
현) 낮은 시 문학회 회장
<해설> 성숙한 계절, 가을!!! 세월의 흔적에 깊이 파인 가을 여인은 그 자체로서도 멋이 있다. 아직은 다하지 못한 정염, 마지막 불꽃을 불사르려고 가을은 또다시 화장을 한다. -이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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