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에 가면 안개비가 내린다
여차에 가면 안개비가 내린다
  • 승인 2016.09.1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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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미 시인



몽돌 바닷가 길을

벗은 발로 걷다보면

발가락 사이에서 바다냄새가 난다



짭쪼름하면서

시원한 바다냄새 사이로

시큼한 그리움이 고개를 든다



여차

언제 만난 적이 있었던가

낯설지 않음에 당혹스럽다



바다를 밟으며 걷다보면

축축한 바다냄새를 품고 있는

절벽 하나 만나게 된다



가만히 어루만져 보고 기대어 보았다

틈새에 난 이끼며 풀이며

낮은 그리움으로 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 끝자락에서

안개비가 내린다

절벽을 타고 낮게 낮게 묽혔던 그리움으로 내린다


▷▶한선미 1974년 경남 마산 출생

낮은 시 동인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

현) 시민문학 연구위원


<해설> 추억에 젖어 그리움 물든 길을 혼자 걷노라면 아스라이 떠오르는 기억들이 안개처럼 흐릿하게 내린다. 어쩌면 내리는 것은 안개비가 아니라 묽혀 두었던 그리움의 조각들이 내 눈을 적시는 것이 아닐까? 추억이 동그란 몽돌에 맺혀진 것은 아닌지 맨발로 걷고 싶다. -이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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