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은행잎 질펀하게 깔려
꿈을 안고 뒹굴던 날들,
머리 위로 날리던 붉은 단풍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귀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앞마당의 감이 익어 갈 무렵,
그림자 따라 돌고 돌며
장에 간 엄마 오기만 기다리다
햇살 따가운 마루 끝에서
바둑이와 코 잠들고
해질 무렵, 돌아오신 엄마
눈 코 입에 뽀뽀를 한다.
꿈같은, 그 해 그 가을엔
왜, 그리도
행복하기만 했을까
▷▶왕영분 월간 문학세계 등단
경기도 주부백일장 및 한국 다산문학 대상 수상
시집 [꽃잎들의 이야기] [속삭임] 그 외 다수
<해설> 비록 물질적으로는 부족하고 가난할지라도 가족이 있고 이웃이 있어서 좋은 세상 인정과 소박함에 녹아드는 어린 시절의 살 맛 나는 그 옛날 장에 가신 어머니 오시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유년의 가을은 정녕 먼 옛날의 이야기인지, 어머니 곱게 싸오신 국화빵이 먹고 싶다. -이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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