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백무동
지리산 백무동
  • 승인 2016.09.2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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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호 시인

얼핏얼핏 상기된 얼굴 하얗게 바랜 숨길은 거칠어도

지친 표정 없이 일어난 백무동 속내를 알지 못할 균일한 섞임의 계곡 소리

종일토록 울음일까? 웃음일까? 서산하다

계곡을 가득히 채워 멍멍하게 가로막는

소리의 장벽에 묻히고 눌려

삼복의 백무동은 자잘한 성가심 같은 앙탈에 귀를 막고 섰다

흐르고 쏟고 다시 흐르고

몸살 일도록 우렁우렁 울어대는 가내소 한신 폭포

영원을 노래하는 계곡에는 알 수 없는 귀 앓음 물소리 다시 물소리

나 홀로 외로운 이 계곡 흐르는 물소리 덩달아 따라 흐르고

계곡도 내 마음도 온통 흘러

맑음의 저 낮은 곳으로 흘러 흘러간다.

제 몸 씻기며 울다 지친 물 울음소리 잊혀져간 시간의 되울림을 삼키니

새삼스런 들림에 내 맘도 울며 흘러가고 있어

삼복의 계곡에는 수국 천리 발걸음 물위를 거닐어
▷▶서정호=1944년 경남 의령 출생

만다라문학 문학상 수상

시집: 외롭다 말하지 못하고
<해설> 지리산 산자락에 들어서면 나는 내가 아니다. 대자연의 조화 앞에 한 점 티끌일 뿐. 지리산의 숨소리에 귀가 멍멍하고 지리산의 땀방울에 우렁찬 폭포가 쏟아지니 시인은 그저 찬미를 할 뿐이다. 한민족의 고난을 함께하며 지쳐주는 성스러운 지리산이여, 영원하라! -이창용(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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