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있습니다
한 여자가 있습니다
  • 승인 2016.10.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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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선


어쩌나요

세월은 이만큼 여기까지 왔지만

그 흐름을 따라 걷지 못한

마음 하나 있습니다



감수성인지 감성인지

아직도 사춘기 소녀 마냥

부끄러움과 여림과

가슴 떨림을 가진

세월을 감히 따라가지 못한

한 여자가 있습니다



철이 없는 것인지

철 따라 피는 꽃망울에도

연방 가슴이 두근거리는

한 여자가 있습니다



순수라는 이름으로

맑음이라는 이름으로

마음 안에 샘 솟는 그리움을 퍼 올리고

마음 안에 절절한 보고픔을

두레박으로 건져 올리는

한 여자가 있습니다



감수성도 아니고 감성도 아니고

흐르는 구름처럼

불어오는 바람처럼

그렇게 살고픈 데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스스로 방어벽을 쌓아

삶을 걸어가는

못난 한 여자가 있습니다

◇최태선= 1961년 대구 출생

한국시민문학회 정회원



<해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문명의 이기가 아무리 편하고 윤택하게 해도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오늘날 물질문명과 개인주의에 사로잡힌 세상에서 순수, 맑음이라는 말만 들어도 흐뭇해지는 것은 그만큼 삭막한 세상이라는 반증이다. -이창용(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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