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한 번도 없다.
숨 가쁘게 기어오른 언덕
어쩌면 지금까지 줄곧
달을 기다려 왔는지 모른다.
눈물방울은 산마루 흙 속으로 스며버리고
그래도 오리나무 뿌리는
우리들의 발치 아래로
뻗어 내리고 있다.
달이 뜨면 어떨까
오리나무를 적시고
테니스장 정결한 마당을 적시고
옹벽을 적시고
그렇게 달이 뜨는 시간
어느 한 구석에서
밤을 지켜보고 싶다.
◇김대환= 1948년 울산 출생
<부산시인> 신인상
<해설> 사람은 누구나 돌이켜보면 참으로 외롭고도 힘든 나날이었음을 생각한다. 그 나날 속에서 마음속의 달을 생각하며 위안을 얻는다. 무언가 그리워한다는 것은 평범한 일상의 포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서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