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해도 떠날 사람
붙잡아 보려고
나도 한때
저렇게 입술 앙다물고
죽을 힘 다해
매달려 본 적 있었지
행여 뒤돌아볼까
빳빳해지는 손
녹이려
지금도 아침 햇살이
이토록 영롱한 게 아닐까.
◇박병금= 1960년 경남 김해 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시집: 세상읽기
<해설> 누구나 이별의 아픔은 한두 번 겪었으리라. 겨울 아침이면 쌓인 눈이 녹아 슬레이트지붕을 타고 내리다 처마 끝에 대롱대롱 달려 있는 고드름을 본다. 고드름 끝에서 반짝이던 맑은 아침 햇살, 아픈 가슴을 후벼 파듯 투명한 햇살에 빳빳한 손끝은 사르르 녹아내린다. -서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