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고드름
  • 승인 2016.10.1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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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금

어찌해도 떠날 사람

붙잡아 보려고

나도 한때

저렇게 입술 앙다물고

죽을 힘 다해

매달려 본 적 있었지

행여 뒤돌아볼까

빳빳해지는 손

녹이려

지금도 아침 햇살이

이토록 영롱한 게 아닐까.

◇박병금= 1960년 경남 김해 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시집: 세상읽기

<해설> 누구나 이별의 아픔은 한두 번 겪었으리라. 겨울 아침이면 쌓인 눈이 녹아 슬레이트지붕을 타고 내리다 처마 끝에 대롱대롱 달려 있는 고드름을 본다. 고드름 끝에서 반짝이던 맑은 아침 햇살, 아픈 가슴을 후벼 파듯 투명한 햇살에 빳빳한 손끝은 사르르 녹아내린다. -서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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