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집
덩그렇게 높던
대보름날 저녁나절
끊어진 하얀 방패연이 싸릿재를 넘어갈 때쯤
아이들 까만 눈동자 깊이 강줄기 하나 새겨지다
아쉬움 꼭꼭 다지면서도 한 방울 눈물은 튀어
텅 빈 얼레가 돌듯
삶의 수레 허공에 돌아도
산자락 그 끝하늘엔 언제나 반짝이던 보석 하나
감돌아 산길 육백리에 둑을 따라 또 칠백리를
물길로 흐르고 넘쳐 길이 되고 들이 되어
연줄은 끊어짐으로 하여 도도히 강굽이로 이어지다
◇서태수= ‘시조문학’ 추천 (1991) 등단
청백리문학상 수상
낙동강 연작시집 ‘물길 흘러 아리랑’ 등 3권
수필집 ‘부모는 대장장이’
<해설> 연날리기는 어린이들에게 창공을 향한 무한한 꿈과 낭만을 심어준다. 특히 대보름날 날려 보낸 연은 어른이 되어도 가슴 속에 아련히 남아 있다. 어린 시절의 연(鳶)줄이 삶의 저변에 흐르는 연(緣)줄로 이어진 그리움이 되어 애틋한 향수와 아울러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활력소가 된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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