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다락방
  • 승인 2016.10.18 22: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순이

삐걱거리는 나무계단을 오른다

일상에서 밀려난

묵은 것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쓸쓸함을 견디고 있다

쉿, 조용

묵언수행 중이시다

골동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외진 세월을 견뎌야 한다

햇살 끝의 흰 그림자

유랑하는 영혼처럼

깃털보다 가볍게 날고 있다

생활품이 지니는 일상의 무게

즐겨 사용하던 기쁨들

초연히 다 떨궈 낸 구도자

버려지고 남겨진 그리움을 화두 삼고

고요히 선정에 들었네

◇손순이= 문예시대 등단(1994)
시집 <길 위에서> 외 7권
그림동화 <바다로 간 똘랑이>

<해설> 사람이든 물건이든 누군가를 위해 스스로를 불태우며 한때를 헌신했던 존재들도 때가 오면 뒷전으로 물러나야 한다. 때로는 잊혀지기도 해야 한다. 쓸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또 얼마나 가벼운 마음인가. 다락방 묵은 물건들에게서 인생을 본다. -서태수(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