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실향민
  • 승인 2016.10.2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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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고향을 빼앗기고 실향민 될 정든 사람

내 고향 못 준다고 목 터지라 싸웠는데

보상금 통지 받고선 숨 죽여 입을 닫고.

적은 돈 쓸 곳 많아 머릿속만 터지는데

나가란 통지 압력, 천근만근 내려올 때

뿔뿔이 흩어질 날은 살(矢)같이 다가오고.

떠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동안

친구는 아파트로, 옆집 네는 단독으로

속 타는 남은 이들은 어드메로 가야하나.

구멍 난 배를 젓는 허수아비 선장 되어

이웃집 볼 새 없이 내 가족들 살리려고

무작정 방향도 없이 파도 속에 배를 탄다.

◇박상기=문예시대 신인상

제3회 낙동강문학상 수상

시집 <그리도 짧은 밤>

<해설> 어디서나 이른바 재개발이 한창이다. 고향이 상전벽해로 변하는 모습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조상대대로 살아온 정든 터전을 떠나야하는 실향민들은 또 몇 푼의 보상금 앞에서 불안한 앞날을 설계하면서 여생을 뿌리 잃은 떠돌이의 심정으로 살아야 한다. -서태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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