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만년 흘러내려
찬란한 문명의 젖줄로 이어온 낙동강 하구
조상 대대로 농사짓고 고기 잡던 곳
지금은 광활한 매립지에
빼곡히 들어선
신항만, 경제자유구역, 주거단지
따뜻한 남쪽 찾은 고니 가족
갈대숲도 갯벌도 아닌
상전벽해의 삼각주를 선회하다
텃새들도 떠난 땅을
언감생심 철새 따위가 대수냐고
끼룩끼룩
낯선 하늘 위에
똥 한 방울 찔끔 흘려놓고
바다 멀리 날아간다.
◇이진웅=문학예술 등단
경일고교 재직중
<해설> 자고나면 지도가 달라진다. 고향 뒷산이 통째로 없어져 아파트가 들어서고, 까마득하던 갯벌이 공단으로 변했다. 수십년의 생활 터전을 떠나 낯선 곳에서 서글프게 발을 붙여야 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버렸다. 사람답게 사는 행복한 개발을 찾아 새도 똥을 싸고 가 버렸다. -서태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