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강아지
버들강아지
  • 승인 2016.10.31 21: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설희 시인

광주호 생태원에 살아요

인근의 실개천이 흐르는 양지쪽에서 옮겨 왔어요

금년엔 유난히 겨울이 길었어요

삼월이 되어도 날이 풀리지 않아 무척 추웠어요

하지만 끝내는 봄이 오고 말았지요

모든 게 그렇듯이 올 것은 오고말지요

수액으로 몸을 곱게 씻고 나왔죠

은빛 털이 보송보송한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내 곁으로 가까이 와서

한참이나 들여다 볼 땐 기뻐요

따뜻한 시선은 기분 좋은 일이죠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지만

눈에 띄는 모습은 아니잖아요

보라니 노랑이니 분홍이니 고운 빛 다 두고

그저 초록에서 조금 고운 연초록에 은빛을 띨 뿐이죠

그래도 그게 어디예요

강아지라고 부르며 귀애하거든요

날이 따뜻해지면 산들거리는 봄바람 타고

멀리 멀리 날아갈 거예요

봄을 알리고 날아갈 거예요

<해설> 서론, 본론, 결론 다 말하고도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는 그의 배려는 무척 정밀하다. 세련된 서술이 심상이나 상징과 조율되어 곱게 수놓아진 서정이 맛 깔 나는 웰빙식을 연상케 한다.

-서태수(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