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이었는지 모른다
내 겨울 복사뼈 외벽에 아이콘처럼
바싹 엎드려 있다
책상다리에 깔려 뭉개어질 위기일발을
앞발의 갈고리로 움켜쥐고
페르몬 향기로 쿡쿡 찔러댄다
결국 소화해내지 못한 상처 하나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마음이
쑥뜸으로 화기를 돋구자
스스로 제 몸 열어 화들짝 피어버렸을까
발부리까지 치렁치렁 느려뜨려진
복사빛 꽃이파리
붉은 꽃심 슬쩍 건드리면
타다닥
세상을 온통 화염에 휩싸이게 할 것 같은
아직은 고르지 못한 숨결
<해설> 사람의 신체 가운데 가장 미시적인 사마귀 그 속에서 생명의 신비나 태초의 그 계시처럼 그의 시는 보이지 않는 생명의 전율이 실핏줄처럼 영롱하다. 마음이 곧 몸 육신과 영혼을 가르려 애쓰지만 일원적 존재가 맞는 것 같다. -서태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