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에 호박잎쌈을 먹던 이야기
등딱지가 내려앉은 상처 자국처럼
자꾸만 마음의 목청이 가려워지는 오늘은
당신의 가난한 사랑을 꿰매시던
초가삼간 그 언덕배기를 거닐며
파릇한 보리피리 하나 꺾어보고 싶습니다.
햇살 가득 거드름을 피우고 있는 소식에
잘못 쏘아버린 과녁을 다시 겨누며
변신의 다짐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오늘은
보릿고개의 신화 그 허기진 계절 속에도
벽오동 나무를 심던 저 비사벌 들녘으로
역전의 희망가 한 곡조 불러보고 싶습니다.
시나브로 눈물짓던 애오라지 사랑
한줌의 잿빛 하늘꽃이 되었다지만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귀천할 수 있기를.
◇성기섭=낙동강문학 신인 최우수상 수상
現)낙동강문학 편집위원장
<해설> 하늘 헤아림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으로 통한 고운 햇살. 눈을 뜨고 새 날, 오늘을 보며 선물인 당신의 영혼 가득히, 하늘의 축복으로 사랑한 만큼 오늘을 믿고 일어설 희망이 서쪽 잿빛 하늘 꽃이면 어떠리.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