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언덕
북풍한설 살풀이춤을 추는데
홀로선 매화나무 고목가지마다
쌓인 눈송이위에 홍매화 피었구나.
어허야 더허야 어허야 에-이어라
사랑도 홍매화로다.
선홍색 꽃잎 같은 그대 그리움
뚝뚝 떨어지는 슬픔
사랑은 이렇게 와서
이렇게 지는 것을
溫惠(온혜)로운 봄이여!
긴긴 겨울 지나 봄날 찾아와
황금색 꽃술 속 꿀샘 찾는 벌님
어이하랴, 이것도 사랑인 것을
하얀 그리움 물들인
선홍색 血淚(혈루)
쌓인 눈 녹이는 아픈 心熱(심열)
홍매화 사랑이여!
어허야 더허야 어허야 에-이어라
좋구나 홍매화로다
◇박선자= 2004년 계간 문예시대 신인문학상
시집 <고희에 피는 사랑>
<내 가슴에 불씨 하나>
<해설> 종심의 나이에 붉은 색을 택한 그의 열정이 낭만주의 전성기의 그것처럼 붉을 대로 붉었다. 설매화 너무 차고 고결하지만 홍매화 ‘쌓인 눈 녹이는 아픈 심혈’ 정신영령은 20대의 그것처럼 뜨겁게 타오른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