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랐네
내 가슴속에 섬 하나 있었음을
여릿여릿 파고드는 밤안개 속
차디 찬 바닷물에 제 몸을 담그는
외로운 섬 하나 있었음을
바람 불어
섬돌에 앉아 귀 기울이면
지칠 줄 모르는 파도소리에 부서지는
바람의 언어
오랜 세월
가두어 둔 내 작은 섬에는
오늘도 무수히 찬바람 불고
내 빈 가슴
외롭다 외롭다고
진종일 갈매기만 울어대는
외로운 섬 하나 있었음을
나도 몰랐네.
◇박병금=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시집 <세상읽기>
<해설>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다. 홀로 태어나서 홀로 떠나기에 외로움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사람이기에 떨쳐버릴 수 없는 외로움, 그 또한 자연이 있기에 사람과 벗하며 친숙해 질 수 있음이리라. -서태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