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시간의 끝에서 핀다
무수한 햇살의 고백이 있어야 만이
꽃대궁을 밀어내고
애절한 바람의 속삭임이 있어야 만이
떡잎을 만들어 낸다
꽃은 쉽게 피지 않는다
비의 눈물로 꽃망울을 맺기까지
그리움으로 혼절한 기억을 밀어 넣고
결핍과 오류의 시간을 견디면서
죽도록 바라보면
미치도록 들여다보면
꽃은 그때 핀다
◇박은주 =2007년 ‘아람문학’ 등단
대구경북작가회의 사무차장
<해설> 흔히 바라보이는 꽃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이 탄생하기까지는 산고를 위한 보이지 않는 각고의 노력이 밑거름이 된 것이다. 세상 모든 아름다움의 밑거름은 고통과 좌절을 극복한 숭고한 땀과 눈물의 결실인 것이다. 시인이 바라보는 꽃은 그래서 더 아름답게 피는지 모른다.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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